후반 추가시간 PK 극장골로 FC서울에 89일 만에 승리 안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무려 89일이 걸린 프로축구 FC서울 무승 탈출에 마침표를 찍은 이는 베테랑 박주영(33)이었다.
박주영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49분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이를 결승 골로 바꿔놓아 팀에 3-2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박주영은 "선수들이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기 위해 준비했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은 선제 득점 후 실점을 반복했다.
지난 두 경기 연속 선제골 후 동점 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던 서울은 이날도 같은 패턴으로 무승부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박주영이 페널티 박스 내에서 전남 이지남과 볼을 다투다 넘어졌고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 박주영은 차분하게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박주영은 "지금까지 중요한 순간에 페널티킥이 나온 적이 많이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며 "그 순간 좀 더 침착하려고 노력했고 '넣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결승 골은 박주영의 시즌 3호 골이다.
이번 시즌 전임 감독과의 불화설과 컨디션 난조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주영은 한동안 2군 R리그에서만 뛰다가 지난달 강원전에서 3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이 경기에서 7개월 만에 시즌 2호 골을 뽑은 박주영은 이날 후반 10분 교체 투입돼 또다시 골 맛을 봤다.
박주영은 "잘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기회를 맞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골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라운드 밖에서 서울의 강등 위기를 보는 박주영의 마음은 착잡했다.
박주영은 "제일 답답한 건 경기에 못 나가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얘기를 해야 하는 훈련 시간이 달라 그럴 시간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그래도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긍정적으로 얘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며 "이런 힘든 시간조차도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형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힘줘 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