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OPEC에 속하지 않은 10개 주요 산유국이 모여 산유량을 함께 점검하는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가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선 이란산 원유 수출을 미국이 다시 제재했음에도 최근 하락세인 국제유가와 관련, 각 산유국의 의견을 듣는다.
애초 JMMC는 6월 이들 산유국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하면서 각국이 증산 할당분을 지키는지 감시하려고 만든 기구다.
이번 회의에서는 감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하마드 알룸히 오만 석유장관은 11일 기자들에게 "많은 산유국이 감산해야 한다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루 50만∼100만 배럴을 감산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하면서 "(감산량은) 산유국 사이에 동의가 필요하다"고만 대답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11일 이날 회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을 감산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국제 원유 시장의 '충격 흡수자'를 자처하며 이달부터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했으나 유가가 예상외로 빠르게 하락하자 감산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OPEC 3위 산유국인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가네 장관은 6일 "미국의 제재 예외로 공급되는 이란산 원유량이 수요량을 충족하지 못해 앞으로 몇달은 원유 수입국에 꽤 힘든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 제재의 부당성을 설파하면서도, 제재로 어쩔 수 없이 원유 수출량이 줄어들게 된 터라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유가가 높은 쪽이 유리한 편이어서 감산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도 미국의 원유 재고와 산유량 증가, 제재 예외국 인정,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최근 하락세다.
9일 현재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48달러(0.8%) 하락한 60.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가격은 이번 한 주에만 4.7% 떨어져 10거래일째 하락했다. 지난달 76.90달러까지 올랐던 것에 비교하면 약 21% 내렸다.
앞서 9월에 열린 JMMC에서는 산유량을 늘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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