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부' 인사들 서한…3년전 군사지원 배경 설명하면서 "이제는 중단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은 예멘 내전에서 손 떼고, 예멘을 공격하는 아랍동맹군에 대한 군사 지원도 중단하라고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촉구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부에서 일했던 관료들을 포함한 전직 관리 30명이 이런 내용의 서한을 공동 작성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2014년 예멘의 후티 반군이 친미ㆍ사우디 성향의 정권을 전복시키자 이듬해 사우디 주도의 아랍 동맹군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
반(反)후티 세력에 대한 정보, 군사 자문, 군수보급 등을 제공했다. 후티 반군을 공습하는 아랍동맹군 전투기에 대한 공중 재급유도 포함됐다.
이런 군사 개입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가 더욱 활발해지며 판을 키우는 양상으로 흘렀다.
전직 관리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동맹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백지수표가 되는걸 의도했던 게 아니다"라며 애초의 군사지원 결정도 후티 반군을 제한적으로 공격해 예멘 내전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예멘에서의 막대한 민간인 사상과 끝이 보이지 않는 내전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는 분명히 과거의 (전쟁에서) 벌어졌던 그런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그런 실패에서 교훈을 얻기보다는 사우디 주도의 전쟁수행에 지원을 강화했고, 우리가 취했던 제한 조치들도 해제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결정된 대사우디 정밀유도무기 금수조치를 지난해 해제한 바 있다.
이들은 "예멘에서 벌어지는 재앙 같은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은 이미 끝났어야 했다"면서 조속한 휴전, 내전종식을 위한 외교노력 강화, 군사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한 전직 관리는 "우리는 동맹군에 대한 제한적 지원에서 실패했다면, 현재의 정부는 전쟁을 무제한적으로 뒷받침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 작성에는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 리사 모나코 전 백악관 국가안보·대테러 보좌관 등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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