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맨' 자립 돕자" 온라인 성금 모금에 목표액 2배 넘게 모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호주 멜버른 도심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 당시 흉기를 휘두르던 범인에게 쇼핑카트를 밀며 용감히 달려든 노숙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BBC와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멜버른 시내 버크가 에서 소말리아 출신 30대 남성이 행인 3명을 흉기로 찔러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흉기를 휘두르기 전에는 바비큐용 가스용기를 여러 통 실은 픽업트럭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범인은 경찰과 대치하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날 사건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여러 편의 현장 영상에는 한 남성이 쇼핑카트를 밀며 달려가 난동을 멈추게 하려는 장면이 담겨 있다.
그는 난동범이 범행 전 불을 붙여 활활 타는 픽업트럭 옆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범인에게 덤벼들어 관심을 모았다.
'카트맨'이라 불리며 화제가 된 영상 속 주인공은 40대의 마이클 로저스라는 노숙인으로 밝혀졌다.
그는 "카트가 길가에 있는 것을 보고 난동범에게 밀어 보냈다. 그를 맞히긴 했지만 쓰러뜨리진 못했다. 여러 번 반복했다. 그래도 쓰러뜨리진 못했다"라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로저스의 '용감한 행동'이 알려지면서 그를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졌다.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사건 하루 뒤 그의 자립을 돕자는 글이 올라왔고 하루 만에 목표액의 2배가 넘는 10만 호주달러(약 8천2백만원)가 모였다. 모금액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을 제안한 멜버른의 노숙인 지원단체 설립자 도나 스톨젠버그는 "한 인간으로서 그는 이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로저스의 주거지 마련과 자립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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