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처음 대본을 가지고 준비했을 때는 남북관계가 안 좋았어요. 남북관계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의미가 컸어요. 그런데 개봉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네요."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을 연속 흥행시키며 충무로의 주목을 받은 강형철 감독이 4년 만에 후속작 '스윙키즈'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남·북·미·중의 서로 다른 국적과 인종의 청년들이 탭댄스단 '스윙키즈'를 결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12일 삼성동 SM타운 씨어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강 감독은 "우리나라의 비극적 역사인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가장 신나는 행위인 '춤'을 통해 전쟁과 이념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작이 끝나고 신나는 춤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이념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지인의 소개로 '로기수'라는 뮤지컬을 보게 됐고, 그 안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넣을 수 있겠다 싶어서 주저 없이 '스윙키즈'를 차기작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거제 포로수용소에 새로 부임한 소장은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소장은 부대 내 미군 중 전직 브로드웨이 탭 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 분)을 차출해 댄스단 결성 임무를 맡긴다.
잭슨은 동양인은 탭댄스를 출 수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명령대로 오디션을 개최한다.
오디션을 통해 수용소 내 최고 트레블 메이커 '로기수'(도경수 분),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박혜수 분),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반드시 유명해져야 하는 '강병삼'(오정세 분), 반전 댄스 실력을 지닌 '샤오팡'(김민호 분)이 선발된다.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등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 단은 데뷔 무대를 앞두고 맹연습에 들어간다.
실제 도경수 등 주연 배우들은 촬영 전부터 약 6개월간 기본적인 탭 동작부터 고난도 안무까지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안무를 습득했다고 한다.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인 도경수는 "가수로서 추는 춤과는 전혀 다른 춤이어서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며 "힘든 점도 있었지만 탭댄스가 정말 재미있었다. 촬영이 끝나고도 발을 구르는 습관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잭슨' 역으로 출연한 자레드 그라임스는 브로드웨이에서 손꼽히는 현역 탭 댄서이자 배우다.
그라임스는 제작 영상을 통해 "잭슨이 췄을 법한 댄스는 본능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춤과 연기를 동시에 하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었다"며 "탭댄스는 가장 어렵고 존경받는 예술인데 '스윙키즈'는 멋지게 해냈다"고 말했다.
현란한 탭댄스와 더불어 영화에 삽입된 음악도 관람 포인트다.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비틀스의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를 원곡 그대로 사용하는 데 성공했다.
비틀스는 원곡 사용을 거의 허가하지 않지만, '스윙키즈'의 영화적 메시지에 공감해 비틀스 측에서 원곡 사용을 승인했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의 시대상을 구현하기 위해 올드 빈티지 렌즈를 사용해 1950년대 컬러 사진을 보는 듯한 질감과 색채를 표현했다.
또 최대 17만명을 수용한 거제 포로수용소를 재현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에 200여명의 인력을 투입, 3개월에 걸쳐 1만평 규모의 오픈 세트를 제작했다.
아울러 1950년대 스윙 음악이 지니는 고유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재즈 밴드를 섭외해 녹음했다.
다음 달 19일 개봉하며, 도경수와 박혜수, 오정세 등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각자 탭댄스와 노래, 상모돌리기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공약했다.
영화 '스윙키즈' 제작발표회 현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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