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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아들과 아내 뱃속의 둘째를 생각하며 힘을 냈습니다. 국민에게 믿음직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줄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경찰 간부가 KBS '우리말 겨루기'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달인'에 등극해 화제다.
주인공은 광주 북부경찰서 경무과 최재봉(36·경감) 경무계장이다.
최 계장은 지난 12일 방송된 KBS 우리말 겨루기 739회에서 우리말 달인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경찰 동기와 함께 같은 프로그램 '근로자의 날' 특집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방송 출연 당시 성적보다는 재미에 집중해 '장기자랑만 하고 왔다'는 아쉬움이 커 지난 1년 동안 우리말 실력을 갈고닦았다.
무엇보다 당당한 아버지의 모습을 6살 아들과 아내에게 직접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다시 우리말 공부에 매진했다.
아침 출근 전 1시간가량 산책하며 한 손에는 우리말 책을 들고 공부했고, 근무 시간 외 자투리 시간에도 맞춤법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드디어 올해 방송 출연이 확정됐고, 10여 일 남짓한 준비 시간 동안 막바지 우리말 공부에 집중했지만, 아쉽게도 가족이 함께하지 못할 상황에 부닥쳤다.
둘째를 임신한 아내(35)가 조산 증상으로 안정이 필요한 탓에 올해도 함께 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아쉬운 마음에 홀로 스튜디오에 선 최 계장의 귓가에 익숙한 아들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내가 최 계장 몰래 녹화현장을 아들과 함께 찾아준 것이다.
최 계장은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남편을 응원하러 와준 아내와 아빠를 응원하는 아들을 보고 힘을 내 한 문제 한 문제를 풀어냈다.
마지막 달인 등극을 판가름하는 문제의 답을 기다리면서도 아들은 떠들썩한 응원으로 아빠의 긴장을 풀어줬다.
달인에 등극한 최 계장은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 짧은 시간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찰이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홍보하느라 노력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방송 출연을 계기로 국민에게 믿음직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줘 범죄 예방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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