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점 찍고 하락세 재개할 것…단기로는 강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경제 호황과 금리 상승에 더해 무역 전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이탈리아 재정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달러 강세에 대한 단기 전망이 꺾이지 않고 있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당수 통화 전략가들은 내년 달러 가치의 하락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는 "지금 당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권하고 있다.
주요 통화에 대비해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지난달 말 도달했던 17개월 만의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고 미국 주식시장이 출렁인 여파로 상승세를 탄 달러 가치는 무역 전쟁과 브렉시트, 이탈리아 재정확대 계획 등 세계 경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킹(King) 달러'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발렌틴 마리노프 크레디 아그리콜 주요 10개국(G10) 외환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 "달러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내년 1분기 말까지는 "2016년 말, 2017년 초의 아주 높은 수준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높은 수준은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킷 적스 소시에테 제네랄 글로벌 채권 전략가도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가 현재 시장에서 '과대평가'돼 있다면서도 달러 상승요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데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호황인 데다 연준은 "몇 분기 동안은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힌트를 줄 것 같지 않다"면서 달러 하락을 점치고 매도하려는 이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가 내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섣불리 행동하는 것은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벤 랜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통화전략 선임 디렉터 역시 내년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달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이탈리아 재정 불안 확산, 미·중 무역전쟁 등이 달러 가치를 떠받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매 시기를 잡기 대단히 어렵다"며 "리스크들을 고려하면 강한 확신을 갖고 달러 매도에 나서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마리노프는 내년 1분기가 달러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간 선거로 미국 정부의 추가 재정확대 계획에 제동이 걸린 와중에 내년 1분기에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가 끓어오를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역풍도 강해진 만큼 미국 성장률도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리노프는 내년 말 유로화가 현재의 1유로당 1.13달러 수준에서 1.26달러로 오르고, 달러 당 114엔 수준인 엔화도 104엔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달러지수는 지난해 말∼올해 초 수준으로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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