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충남교육청, 송유관 매설부지 부당매입…텃밭으로 사용"

감사원 "충남교육청, 송유관 매설부지 부당매입…텃밭으로 사용"
"교실 늘리고 주차장 만든다더니…3명 징계해야"
"미인증 지문인식카드 사용토록 한 조달청 직원 4명도 징계해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충남교육청이 천안지역 고교교실을 증축하겠다며 정작 공사가 불가능한 송유관 매설 부지를 7억7천만원에 부당 매입하는 바람에 해당 부지를 텃밭 등으로 사용 중인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충남도교육감에게 법령상 취득이 금지된 토지를 매입하도록 업무를 처리한 2명을 정직, 1명을 경징계 이상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며 '공직비리 기동점검Ⅰ' 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2013년 5월 충청남도 천안시 A고교의 행정실장 B씨는 교실증축과 주차장 조성을 위해 자신이 선정한 토지 5필지(5천171㎡)를 매입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5필지 가운데 3필지(2천411㎡)에는 송유관이 매설돼 지상권이 설정돼 있었다. 공유재산법에 따르면 지상권이 설정된 재산은 공유재산으로 취득할 수 없게 돼 있다.
B씨는 송유관 매설 및 지상권 관련 내용을 빼고 부지매입을 요구하는 공문을 만들어 교장결재를 받아 2013년 8월 충남교육청에 송부하도록 했다. 충남교육청 공유재산심의회는 이를 그대로 심의했다.
충남교육청 담당자들은 대한송유관공사와 협의해 2015년 9월 해당 토지의 지상권 등기를 일단 말소하고 7억7천만원에 부지를 매입한 뒤 같은 해 10월 송유관공사에 지상권을 재설정해줬다.
그 결과 충남교육청은 공유재산법상 취득이 금지된 토지를 매입했고, 해당 토지에 송유관이 매설돼 있어 교실건축·주차장 조성에 사용하지 못하고 산책로·텃밭정원 등 천안시 학교 숲 조성사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충남도교육감에게 A고교 행정실장 B씨와 충남교육청의 토지매입 업무 담당자 C씨를 정직처분하고, C씨의 팀장 D씨를 경징계 이상 징계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관계 법령상 취득이 금지된 토지를 매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조치했다.


한편, 감사원은 2016∼2017년 조달청이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반 모바일 전자입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보안 적합성이 인증되지 않은 E사의 지문인식카드를 조달청 나라장터 및 17개 공공기관 자체 전자조달시스템에 사용하도록 해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조달청장에게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조달청 4급 F씨에 대해 정직처분, 나머지 관련자 3명을 경징계 이상 징계하고, E사의 지문인식카드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의 생체인식보안기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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