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폭행·막말 당했다" 유서…따돌림 여부 조사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경기 수원의 한 경찰관이 상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전임 근무지 팀장과 동료가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A 경위를, 모욕 혐의로 B 경위를 입건해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C(55) 경위가 사망 전 폭행과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동료 2명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C 경위의 전임 근무지 팀장인 A 경위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회식 자리 등에서 술을 마신 뒤 C 경위의 얼굴을 밀치거나 허벅지를 손으로 치는 등 2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료 B 경위는 지난 8월 팀원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C 경위를 지칭해 "팀 분위기를 흐린다"는 등의 글을 쓴 혐의를 받는다.
앞서 C 경위는 지난 8월 17일 오전 10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 자택에서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올해 1월부터 최근 정기 인사발령 전까지 6개월가량 함께 근무한 A 경위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과 B 경위가 자신을 비난했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C 경위는 유서에 "A 경위는 언젠가부터 나를 장난감처럼 대하며 폭행·막말했다"며 "B 경위에 대해서는 카톡으로 미꾸라지 등 나를 비유한 것을(비유해 비난한 사실을) 검찰에 고소했다"라고 남겼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의) 행위의 고의성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사안이나 이로 인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 점을 고려해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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