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커피 한 잔 값으로 산정한 물가상승률이 15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최근 집계한 베네수엘라의 '블룸버그 카페라테 지수' 연간 상승률은 14만9천900%에 달한다.
지난 8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통화 볼리바르를 10만대 1로 액면 절하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50만 볼리바르였던 커피 한 잔 값은 25볼리바르로 '정상화'했다.
그러나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주 커피 한 잔 가격은 다시 120볼리바르로 치솟았다.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한동안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세와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 막대한 정부 지출, 무분별한 화폐 발행 등으로 초인플레이션과 생필품난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의 물가에 고삐가 풀린 데는 마두로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행 직후 반짝 성공을 거둔 후 실패하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환율을 관찰하는 '달러 모니터'에 따르면 암시장에서 2개월 전 달러당 95∼115볼리바르 수준이었던 환율은 지난주 달러당 270볼리바르로 치솟았다.
많은 베네수엘라 식당이 메뉴에 가격 표시하기를 포기했으며 가게들 역시 물건에서 가격표를 떼버린 상태다. 치과부터 헬스클럽까지 아예 달러로 가격을 표시해둔 곳도 많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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