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유턴'보다 R&D 지원"…수출의 고용파급효과는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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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기업의 해외생산 기지 이전(오프쇼어링)이 생산 비용 절감으로 국내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 유턴' 정책보다 기술·개발(R&D) 지원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14일 발간한 BOK 경제연구 '수출입과 기업의 노동수요' 보고서에서 "오프쇼어링은 해외 현지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국내 노동수요를 증가시키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며 "이는 수입 증가에 따른 노동수요 감축 효과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한은 국제경제연구실 음지현 부연구위원, 최문정 부연구위원과 미시경제연구실 박진호 연구위원 등 연구팀은 2006∼2014년 통계청 기업활동 조사를 활용해 제조업 기업의 수출입이 상용근로자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입이 증가하면 수입재가 국내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기업의 노동 수요가 줄어든다.
이와달리 기업이 오프쇼어링을 활용하면 국내 노동수요를 늘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수입이 유발하는 노동수요 감축 효과가 일부 상쇄되는 셈이다.
이는 수입 증대로 노동 수요가 줄지만 오프쇼어링을 이용함에 따라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져 추가적인 생산 확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오프쇼어링을 통해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이는 제품 가격 하락, 수요와 생산 증가의 연결 고리로 이어져 노동 수요가 증대되는 간접 효과가 빚어지는 것이다.
반면 수출 측면에서 보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서는 수출이 노동수요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수출에 대응해 생산을 확대하면서 고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에선 수출 증가가 노동수요 증대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러나 오프쇼어링은 수출기업의 노동수요를 축소시키기도 했다.
오프쇼어링으로 기업의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들어 고용이 줄어드는 직접 효과가 나타나는 탓이다.
최근 수출 증가가 고용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에 오프쇼어링 탓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오프쇼어링이 유발하는 노동수요 감소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비용 측면의 정책 지원보다는 자국에서의 생산 활동과 R&D가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혁신이 촉진되는 기술 개발 중심의 지원 정책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생산성이 높을수록 오프쇼어링에 따른 수입 기업의 노동수요 증대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의 고용 파급 효과 증대를 위해서는 "수출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가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에서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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