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화수분' 두산 김태룡 단장 "이젠 나올 선수가 없다"

입력 2018-11-19 11:33   수정 2018-11-19 16:22

[천병혁의 야구세상] '화수분' 두산 김태룡 단장 "이젠 나올 선수가 없다"
최근 12년간 신인지명 하위순번, 2차 드래프트로 선수 유출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화수분 야구'로 불린다.
트레이드나 FA(자유계약선수) 등 특별히 외부 영입을 하지 않아도 2군에서 끊임없이 알토란같은 1군 선수가 올라오는 팀이다.
최근 5년간 두산이 외부에서 영입한 FA는 2015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장원준 1명뿐이다.
반면 2013시즌을 마친 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 FA 자격을 얻어 타 팀으로 이적했고, 2015시즌 뒤에는 김현수가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2016시즌이 끝난 후에는 이원석, 지난해에는 민병헌이 팀을 떠났다.
그런데도 두산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2번, 준우승 2번을 차지하며 최강 전력을 자랑했다.
두산이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강팀은 아니었다. 꽤 오랜 시간 암흑기도 거쳤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우승팀인 두산은 이후 13년 만인 1995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이 기간 1986년과 1987년은 플레이오프, 1993년은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을 뿐 나머지 시즌은 하위권을 헤맸다.
이후 1995년과 2001년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지만, 성적은 널뛰기하다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며 서서히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두산은 원동력은 익히 알려진 대로 확실한 선수 육성 시스템이다.
두산은 1980년대 중반에 일찌감치 경기도 이천에 2군 훈련장을 마련했고 1993년에는 처음으로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2군 선수들을 파견했다.
2007년부터는 매년 가을 가까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 두산이 이제는 더이상 선수가 없다고 한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한국시리즈 6차전이 벌어진 지난 12일 김재환과 김강률의 부상 이탈을 곱씹으며 "이들을 대체 할 선수가 없고 나올 선수도 없다"고 한탄했다.
김 단장은 "남들은 '화수분'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눈을 씻고 봐도 2군에서 올라올 만한 선수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는 엔트리 30명 중 투수 12명, 야수 16명 등 28명을 경기에 투입했고, 두산은 투수 11명, 야수 15명 등 26명만 기용했다.
두산이 예년보다 선수층이 얇아진 것은 최근 수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성적 탓에 유망주들을 제대로 뽑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FA나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서는 유출이 컸다.
두산이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시즌은 5위였던 2011년, 6위였던 2014년뿐이었다.
신인드래프트는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뽑는데 상위 팀은 선수 지명 때 하위순번을 받아 좋은 재목을 구하기가 어렵다.
김태룡 단장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고교 팀이 수천개씩 있으면 '흙 속의 진주'라도 찾겠는데 우리나라는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가 끝나면 재목을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두산은 2011년부터 2년 주기로 시행되는 2차 드래프트의 최대 피해자이기도 하다.
KBO는 신생팀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전력 보강을 도우며 보호선수 40명 이외의 선수에게 다른 팀에서 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차 드래프트를 4차례 시행했다.
두산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0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19명의 선수가 유출됐다.
김태룡 단장은 "이제 신생팀에게 혜택을 주는 시기도 지났으니 2차 드래프트는 규정을 좀 더 엄격하게 개선해 (선수 유출) 피해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KBO는 두산뿐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신인드래프트 등에 제도 개선을 요구함에 따라 올해 겨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다.
shoele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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