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들 "비민주적 구조" vs "여성억압 여전" 공방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동국대에서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과 관련해 14일 벌어진 토론회에서 재학생들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동국대 총대의원회는 이날 오후 7시 교내 학술문화관에서 총여학생회 폐지 관련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SNS로 생중계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간 총여학생회의 역할과 활동을 둘러싸고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학생 A씨는 "총여학생회는 과세는 다 하면서 대표성을 부여하는 참정권은 여학생에게만 있다"며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이 아닌 민주 절차에 대한 논의가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B씨는 "총여학생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활동 주체가 민주적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남학생에게 선거권을 줘 대표성을 갖거나 여학생에게만 선택적으로 회비 납부를 받는 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총여학생회 폐지나 대폭적인 개혁에 무게를 싣는 목소리도 나왔다.
C씨는 "과거 남학생이 많았던 시기 여학생의 권리를 위해 총여학생회가 만들어졌다"면서 "여학생이 많이 늘었는데 과연 총여학생회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D씨는 "총여학생회가 무슨 일 하는지 모른다"면서도 "더 소통해야 하고, 남학생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 총여학생회 존재 자체는 올바른 가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총여학생회 폐지를 반대한다는 학생 E씨는 "여성이 받은 억압이 사라졌다면 그들이 직접 나서서 폐지했을 것"이라며 "폐지하지 않은 것은 억압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은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며 총여학생회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구"라며 "총여학생회의 소통은 개선할 문제이지만, 이것이 존폐 문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토론 참가자도 "총동아리연합회도 총학생회비를 가져간다"며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은 학생도 많다. 동아리연합회도 비민주적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의견에 "동아리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또 동아리를 스스로 창설할 수도 있다"며 총여학생회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반박도 나왔다.
앞서 동국대 총대의원회는 학내에서 총여학생회 폐지 여론이 확산되자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학부생이 참가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학 총대의원회는 내달 21일까지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 여부를 묻는 오프라인 서명을 받는다. 서명에 500인 이상이 참여하면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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