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 주의 주요 선출직 공무원이 중간선거에서 재선 목표를 이룬 지 불과 8일 만에 시카고 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해 논란이 일었다.
수전 멘도저(46·민주) 일리노이 주 감사관은 14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시카고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며 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일리노이 주 재정난을 해결하겠다"며 4년 임기를 보장받은 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멘도저는 중간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2일, 시카고 시장 선거 캠페인용 동영상이 사전 유출돼 곤혹을 치렀다. 하지만 "시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내린 결정이 없으며, 주 감사관 재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했었다.
당시 상대 진영은 "주정부와 주민을 위해 봉사할 마음 없이, 특정 집단의 정치적 이득만 챙기려는 이에게 표를 던져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멘도저는 감사관 투표에서 59.4% 득표율을 거두며 공화당 달렌 센저(63)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멘도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현 시카고 시장과 일리노이 주 하원의장직을 35년째 꿰차고 있는 민주당 실세 마이클 매디건의 적극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일리노이 주 하원의원(2001~2011)을 거쳐 2011년 이매뉴얼 시장 취임과 함께 시카고 시 서기관에 올랐고, 2016년 12월 특별선거를 통해 주 감사관에 취임했다.
멘도저의 시카고 시장 출마설이 사실로 드러난 데 대해 "유권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 시카고 시장 선거에 나선 빌 데일리(70·민주) 전 미국 상무장관은 멘도저를 "거짓말하는 또 한 명의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면서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 투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행정부 2대 백악관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데일리 전 장관은 21년간 시카고 시장을 지낸 리처드 J.데일리(1955~1976)의 막내아들이자, 이매뉴얼 시장의 전임인 시카고 최장수 시장 리처드 M.데일리(1989~2011)의 동생이기도 하다.
시카고 시장 후보 등록 마감은 오는 26일이며, 선거는 내년 2월 26일에 열린다.
이매뉴얼 시장의 갑작스러운 3선 불출마 선언 이후 '무주공산'이 된 시카고 시장 선거에는 현재 17명이 후보가 난립한 상태다.
만일 멘도저가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면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당선자(53·민주)가 우선 주 감사관 후임자를 지명하고, 이후 특별선거를 다시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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