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국 아니다…동맹은 서로 존중해야" 마크롱, 트럼프에 쓴말

입력 2018-11-15 10:24  

"속국 아니다…동맹은 서로 존중해야" 마크롱, 트럼프에 쓴말
트럼프 트윗은 "국내용" 지적도… 원색적 비난에 점잖게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프랑스는 미국의 동맹이지 속국은 아니다." "동맹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14일(현지시간) 이같이 응답했다. 절제된 언어를 쓰면서도 자신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급에 "상식적인 예의"도 없다고 정면으로 비난한 데 이어 한발 물러서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 마크롱 대통령도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 신속대응군 창설 제안에서 비롯된 이번 설전에 따라 양국 관계도 다시 '냉탕'으로 들어간 분위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선상에서 가진 프랑스 TF1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기분이 상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오랜 역사적 동맹관계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자신의 뜻을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역사의 매 순간, 우리는 동맹이었고, 그래서 동맹 사이에는 존중이 따라야 한다"며 "프랑스인들은 내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들에 대응하기보다는 이같은 중요한 역사를 이어가길 기대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직후인 지난 13일 트윗을 잇달아 올리며 "마크롱의 지지율이 26%에 불과하고 프랑스 실업률은 거의 10%"라며 유럽군 창설 주장이 국내의 관심을 다른 주제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1일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의 정반대, 애국심의 배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을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국내용으로 치부하면서 "그가 정치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생각하며, 그가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나는 트윗이나 코멘트를 통한 외교나 정치를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두 나라 사이에 깊은 불신이 자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의 동맹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동맹은 모든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것이고 가장 복잡한 작전들을 수행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동맹이라는 것이 속국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로 테러와의 싸움 등에서 두 나라 간 강한 협력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정부대변인인 벤자맹 그리보는 14일 주례 국무회의 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리기 전날은 3년 전 파리와 생드니에서 연쇄테러로 130명의 시민이 희생된 날이었다면서 "상식적인 예의"만 갖췄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자신의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으로 맞으며 "대단한 사람"이라거나 "내 친구"라고 말하는 등 두 사람은 한때 각별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파리기후협약이나 이란 핵협정,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 등 많은 국제문제에서 이견을 보이기도 하면서 둘 간의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모양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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