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보은 이어 청주·제천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적용할 듯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심규석 기자 = 충북 시·군의회 의장단이 내년도 의정비를 '5급 공무원(사무관) 20년차' 수준에 맞춰 달라며 평균 47.4% 인상을 요구했으나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종전처럼 공무원 보수 인상 수준에서 조정되는 분위기다.
대부분 시·군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의장단의 요구가 무리한 수준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려운 지역경제 여건과 비판적인 여론을 고려, 공무원 보수 인상률(올해 기준 2.6%)만큼 올리는 것을 수용한 지방의회도 있다.
영동군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지난 13일 내년도 군의원 월정수당을 2.6% 인상하기로 했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해 한 해 1천963만원인 월정수당을 2천14만원으로 51만원 올리기로 한 것인데, 의정활동비 1천320만원을 합치면 연 총액은 3천334만원이다.
군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과 주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안을 마련했으며, 의회도 비슷한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군도 지난 14일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 월정수당을 2.6%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 1천897만원의 월정수당은 1천946만원으로 오르고, 의정활동비를 합친 의정비는 3천266만원이 된다.
정환기(68) 보은군 의정비 심의위원장은 "군의회가 대폭 인상을 결의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지만 10명의 심의위원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내년 의정비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맞추고 이후 3년 치는 오는 23일 회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주시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15일 제3차 회의를 열고 내년도 시의원 월정수당을 인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인상률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다음 달 13일 열릴 제4차 회의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의정비를 '5급 공무원 20년차'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재성 시의회 의장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의정비 인상 관련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토론회는 인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의정비 심의위 내에서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 범위에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열 제천시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의위원은 "5급 20호봉에 준하는 큰 폭의 의정비 인상은 말도 안 된다"며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맞춰 올린 곳이 있는 만큼 우리도 그 선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시·군의회 의장단은 지난 8일 영동에서 협의회를 열어 내년도 의정비를 '5급 공무원 20년차' 수준으로 올려달라고 의정비 심의위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공무원 보수 인상률 수준으로 의정비를 올리는 분위기가 굳어지자 일부 시·군 의회에서는 "의장단협의회가 실현성 없는 큰 폭의 의정비 인상을 요구해 비난만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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