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영국에서 기후변화 주범 가운데 하나인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소와 양의 개체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정부 권고안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5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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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자문위원회인 기후변화위원회(CCC)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소와 양을 지금보다 20~50%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소고기와 양고기가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라는 게 그 이유다.
CCC는 대신 돼지와 닭은 개체 수를 늘려도 된다고 했다.
이들 가축은 메탄가스를 상대적으로 덜 배출한다는 것이다.
CCC는 소와 양을 이런 수준으로 줄이게 되면 1천200만 헥타르인 영국 내 목초지가 300만~700만 헥타르 늘어나게 된다고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삼림과 바이오 연료가 증가하게 된다는 게 CCC의 설명이다.
CCC 크리스 스타크 위원장은 "기후변화는 영국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토지 이용에 변화를 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계기로 농민들이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도록 하는 근본적이고도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전국농민연맹(NFU)은 CCC 보고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NFU 부대표 가이 스미스는 "경작지의 다목적 이용과 다양화, 에너지 작물 등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농민들은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 및 환경 목표치 준수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보호론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환경운동가 조지 먼비오트는 "CCC 보고서는 소심하고 부적절하다"며 "고지대 400만 헥타르 정도만이 양을 키우는 데 사용되고 있고 양고기가 식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2%뿐"이라고 말했다.
CCC가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더 많은 나무와 식물을 심은 뒤 태워 바이오 연료를 더 생산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한 것도 논란 대상이 되고 있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바이오 연료를 더 많이 생산하면 배출가스를 크게 감축할 수 있다는 게 CCC의 주장이다.
CCC는 지난 40년 사이 영국의 대기 온도가 0.8℃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이 토양 비옥도 악화, 동식물 개체 수 감소 등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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