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사단가, 민간의 3배?…경기도 무리한 비교 '빈축'

입력 2018-11-15 16:40  

공공 공사단가, 민간의 3배?…경기도 무리한 비교 '빈축'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공공건설공사의 표준시장단가 적용을 추진 중인 경기도가 시·군을 통한 조사결과라며 "공공기관 발주 어린이집 등의 평균 평당 건축비가 민간 발주 어린이집 평균 건축비보다 3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발표했다.
하지만 도의 이 조사자료가 모호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무리하게 비교로, 도민에게 혼선을 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공기관과 민간이 발주한 어린이집, 경로당 등의 평당 평균 공사비가 400만원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 공공어린이집의 평당 건축비는 비슷한 규모의 민간 발주 어린이집 평당 건축비의 3배에 달했다고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도가 최근 시·군 협조를 얻어 2016년부터 올해까지 도내에서 이뤄진 공공기관 발주 어린이집, 경로당 등 36곳과 민간이 발주한 어린이집·경로당 44곳의 평균 공사비를 조사, 비교한 결과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도는 이 자료에서 조사 대상 공사 중 공공기관 발주 어린이집의 연도별 평균 평당 공사 계약금액은 2016년 749만원, 2017년 938만원, 올해 914만원이었으나, 민간 발주 어린이집의 평균 평당 공사계약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아 2016년 523만원, 2017년 537만원, 올해 528만원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발주 공사 평당 공사비가 민간 발주 공사보다 크게 높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도의 이 자료는 건축물의 특성 등을 무시한 채 총 공사계약금을 건축 연면적만으로 단순히 나눠 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에 발주한 비슷한 규모의 건축물 공사라 하더라도 건축 부지 면적이나 건축물의 구조, 내부 마감재의 종류, 사업 부지 내 조경 면적 등에 따라 공사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도의 이같은 허술한 비교 자료를 놓고 경기도의회도 지난 14일 관련 부서 행정사무감사에서 '허술한 자료'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도 관계자들조차 "너무 허술한 조사와 비교로 '공공건설 공사비가 민간 발주 공사보다 터무니없이 비싸 개선해야 한다'는 도의 주장만 의심받게 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으로 비교 자료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는 건설업계의 반발에도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아야 한다며 지난 8월 행정안전부에 현재 100억원 이상 공공건설공사에만 적용하는 '표준시장단가'를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현재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는 표준품셈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도 담당 부서 관계자는 "이번 자료에서 평당 공사비나 건축비를 여러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건축연면적만으로 비교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며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건축비 등이 민간 발주 공사보다 터무니없이 높아 예산을 낭비한다는 사실을 알리려다 보니 이런 자료를 만들게 됐다"고 해명했다.
k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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