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서울시와 문학계가 손잡고 '문학도시 서울'을 지향하는 사업들을 함께 추진한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와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이에 관한 대략적인 계획을 밝혔다.
서울문화재단은 우선 내년부터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서울국제작가축제'를 공동주최하기로 했다. 서울국제작가축제는 한국문학번역원이 2006년부터 격년제로 열어 올해 7회까지 치른 국제 문학 행사. 내년부터 매년 여는 행사로 확대하고, 서울문화재단이 함께 준비해 시민과 폭넓게 즐기는 축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행사 이름이 '서울국제작가축제'이고 서울이란 도시가 제 역할을 하자 해서 공동주최하기로 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서울에 있게 됐으니 그것을 같이 조명하고 기념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올해 축제에 초청된 해외 작가들이 모두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연희문학창작촌에 머물렀는데, 그전까지 호텔에 머물다 이번에 연희문학창작촌에 머물면서 훨씬 더 한국과 서울을 가까이 느끼며 애정을 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희문학창작촌은 해외 여러 도시에서 운영하는 '작가 레지던시' 형식을 본떠 서울시가 2009년 개관한 문학창작 공간이다. 작가들이 편하게 머물며 글을 쓰는 집필실 19개를 갖췄다. 한 작가가 1∼6개월 머물 수 있는데, 지금까지 다녀간 작가가 700명가량 된다고 서울문화재단 측은 전했다. 또 "내년에는 이곳을 작가 레지던시만이 아니라 시민·독자들이 문학을 기반으로 작가를 만나는 공간으로, 재미있는 공간으로 꾸미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작가를 선정해 조명하고 알리는 사업도 추진된다.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하는 이경자 작가회의 이사장은 "우리가 '프라하'(체코) 하면 카프카를 생각하고, '더블린'(아일랜드) 하면 조이스를 생각하고, '상해' 하면 루쉰을 생각하듯 서울을 상징하는 소설, 작가도 참 많다. 이런 작가들을 되살려내고 그분들을 통해 서울의 역사, 인물이 어떻게 복원되었는가 하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도 서울문화재단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그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이게 아주 중요하다. '서울'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작가들, 예를 들면 염상섭이나 윤동주, 이상(李箱), 좀 더 현대로 내려오면 김승옥, 황석영 등 많지 않나. 그분들을 서울의 작가로 발굴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근현대사가 그 작가의 문학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조명하고, 지금 이 시대와 같이 접목해서 문학적 가치를 되살리는 작업이다. '문학도시 서울', 이런 상징성을 갖고 접근하려는 노력을 서울문화재단에서 앞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을 상징하는 작가에 관한 사업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한 건 아니다. 관련 예산이 정해지는 내년 연말쯤이 되면 대략적인 계획이 나올 것 같다. 당장 누구를 선정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공론화 절차, 필요하다면 심포지엄 같은 것을 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국립한국문학관이 은평구에 유치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이 문학관이 서울에 있게 되기 때문에 서울문화재단에서도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이나 그 내용에 대해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국립한국문학관이 만들어지면 기획을 맡는 분들이 계실 텐데, 초기에 붐업하는 역할은 서울문화재단에서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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