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경영 참여 시도…주총 표 대결 예상" 분석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기업지배구조 개선 전문 사모펀드가 설립한 투자목적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180640] 지분 9%를 취득했다는 소식에 16일 장 초반 한진그룹주가 동반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날보다 8.28% 오른 2만6천8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한때 2만9천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진칼우[18064K]는 29.76% 오른 상한가에 거래 중이며 대한항공[003490](2.61%), 대한항공우[003495](25.19%), 진에어[272450](2.10%)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532만2천666주(지분율 9%)를 신규 취득했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경영참여형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만든 KCGI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투자목적 회사다.
이번 지분 확보로 기존에 지분 8.35%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제치고 한진칼 2대 주주에 올랐다.
KCGI를 설립한 강성부 전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신한금융투자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2005년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보고서를 낸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다.
KCGI 측은 전날 공시를 통해 "장래에 회사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하면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며 경영 참여 의사를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KCGI가 단순 투자가 아니라 한진그룹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이사회 멤버 7인 중 3인의 이사와 감사의 임기 만료일이 내년 3월 17일로 예정돼 있어 그레이스홀딩스가 내년 정기주총에서 이사진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며 그레이스홀딩스의 경영권 장악 시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장악 이후에는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한 호텔 및 부동산 매각, 계열사 경영 참여 시도가 예상된다"며 "내년 주총 표 대결 전까지 한진칼의 주가는 상당 기간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영참여 선언을 한 만큼 지배구조 개선 요구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로 대한항공 지분 30.0%, 진에어 지분 60.0%, 칼호텔네트워크 지분 100%, 한진 지분 22.2%, 정석기업 지분 48.3%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 현황은 최대주주인 조양호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 17.84%(특수관계인 지분 합산 시 28.95%), 그레이스 홀딩스 9.00%, 국민연금 8.35%, 크레디트스위스 5.03%, 한국투자신탁운용 3.81%, 기타기관과 소액주주 44.86% 등이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