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김정은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 지도' 北매체 보도 이후 성명
외신들 "협상교착 타개 위한 의도…美도 계산된 전략 시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여전히 확신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가 나온 이후 성명을 내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와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성명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약속을 가리킨 것이다.
국무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북한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조에 관한 많은 약속을 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이 모든 약속의 이행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이 비핵화한다면 북한을 위한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군의 무기 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것은 지난해 11월29일 보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처음으로 1년만이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최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북한의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는 조선중앙방송 보도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분명한 시도"라고 보도했다.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북한은 대화에서 벗어나 무기 시험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CNN에 "김정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좀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미국이 그들의 접근법을 바꾸지 않으면 북한도 과거 관행대로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이날 언급한 첨단전술무기가 핵 또는 미사일과 연관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이런 종류의 무기 관련 현지 지도를 한 것이 처음이라는 데 주목했다.
WP는 "비핵화 과정이 끝나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에 북한의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 언론은 미 정부가 전날 북한의 핵 목록 신고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협상 국면 타개를 위한 또 하나의 신호가 될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5일 미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한에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어느 쪽이 먼저 양보할 것인지를 놓고 북미가 수주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핵심 요구를 중단(drop)했다"고 보도했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CNN에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계산된 시도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협상 교착 국면을 뚫고자 전략 수정에 나선 것 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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