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농가 반발이 일었던 제주산 양배추의 서울 가락시장 하차경매가 고령농과 소농에 대해서는 적용이 1년간 유예된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김경호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은 16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양배추 가락시장 하차경매 관련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양측에 따르면 지난해 가락시장에 제주산 양배추를 출하한 농가는 271농가다.
이 가운데 고령농, 소농 등은 하차거래에 신속히 적응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올해산 양배추는 내년 4월까지 기존 방식대로 출하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단 규모 있는 일부 농가에 대해서는 시범적으로 하차경매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차 거래에 추가로 들어가는 물류비용에 대해서는 제주도, 서울농수산식품공사, 농민간 협의하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를 1년 유예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제주산 양배추가 차 위에 실린 채로 경매하던 것을 차에서 내려서 경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차경매를 하게 되면 포장도 늘어나고 차에 실을 수 있는 양도 줄어들어 물류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제주 농가들은 물류비 급증으로 피해를 떠안게 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도는 이 문제에 대해 서울시 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11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한 뒤 제주도가 "박 시장이 1년 유예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서울시가 그런 적 없다고 반박하는 등 양측 의견이 엇갈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도와 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 추가 논의 끝에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김학종 애월농협 양배추생산자협의회장은 "발등의 불은 껐다. 그나마 이 정도로 마무리된 것이 어찌 보면 다행"이라며 "4월까지 시범사업을 하면서 제주산 양배추가 어떤 방식으로 가락시장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 합리적인지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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