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충돌위기에 이미 포화상태…닭장 수준"

입력 2018-11-16 17:20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충돌위기에 이미 포화상태…닭장 수준"
제주도의회 "관계 당국 국내 제2의 수익 올리면서 공항 안전·편의사항 외면"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국제공항이 국내 제2의 공항 수익을 올리면서도 안전과 이용객 편의를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16일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문경운 의원은 "2013년과 2017년 9월 항공기 충돌위기가 발생했다"며 "주요 원인으로 관제탑의 구조적 문제와 항공기 이동을 감시하는 레이더 관제장비, 음성통신 제어장치가 내구연한이 지나 실질적인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전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며, 이·착륙을 방해하는 윈드시어(난기류) 경보가 올해 8월까지만 해도 135건으로 전국 공항 중 가장 많이 발생하고 예보정확도도 지난해 91.5%보다 올해 90.8%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은 "그런데도 관제탑 신축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예산확보가 절실한 실정임에도 관제탑 신축예산 212억 원과 관제장비 교체 예산 338억원, 윈드시어 관측 장비 예산 30억원이 전액 삭감됐다"며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따졌다.

제주공항의 포화상태도 제기됐다.
문 의원은 "제주공항은 3천만명의 이용객에 90%의 탑승률을 보이는 포화된 공항"이라며 "단기대책으로 35 슬롯을 40 슬롯으로 늘려 여객처리능력을 2천589만명에서 3천175만 명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지금도 비정규슬롯을 이용해 연간 3천만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을 갈 때마다 수치스럽다"며 "국제관광지 제주공항 대합실의 의자가 부끄러울 정도로 낡았으며, 심지어 의자가 없어 땅바닥에 주저앉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여자화장실 앞에는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닭장'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제주공항은 항공수익 739억원과 임대수익 1천302억원 등 전국 대다수의 공항이 적자일 때 국내 공항 중 김포공항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용객의 안전과 편의보다 임대수익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국토교통부와 공항공사의 소관사항으로 제주도는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대책을 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최대한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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