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배출가스 검사방식 변경 여파? 경기 둔화세 반영?
1~10월 누적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6% 증가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10월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의 승용차 신차 판매(등록 기준)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3% 감소했다고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가 16일 밝혔다.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승용차 판매가 연속으로 감소한 데 대해 ACEA는 새로 적용된 자동차 배출가스 측정 기준을 주된 요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자동차는 경기 흐름에 가장 민감한 품목 중 하나라는 점에서 최근 발표된 EU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ACEA에 따르면 지난 10월 EU의 승용차 신차 판매는 모두 108만3천635대로 작년 10월(116만9천462대)보다 7.3% 감소했다. 지난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23.5%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떨어진 것이다.
독일(-7,4%)을 비롯해 프랑스(-1.5%), 영국(-2.9%), 이탈리아(-7.4%), 스페인(-6.6%) 등 EU 내 5대 자동차 시장의 신차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자동차 업체별로는 시장점유율 1위인 폴크스바겐을 주축으로 한 VW그룹이 21.5% 감소한 것을 비롯해 르노그룹(-14.9%), 피아트를 중심으로 한 FCA그룹(-13.6%) 등의 판매가 크게 줄었다.
국내 업체인 현대차의 경우 5.1% 감소했으나 기아차는 4.9%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ACEA는 지난 9월부터 새로운 배출가스 검사 방식 시행을 앞두고 올해 여름에 승용차 판매가 급증한 여파라고 분석했다.
EU는 지난 9월 1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조사방식을 종전의 이론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실 조사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하는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으로 변경했다.
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동차 업체들은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 7월과 8월에 신차 판매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 10.5% 증가했다.
그러나 경기흐름을 반영하며 자동차 판매가 위축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인 유로존의 올해 3분기 GDP(국내총생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CEA는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누적 승용차 신차 판매는 1천303만6천382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5대 자동차 시장 중에서는 스페인(10.0%), 프랑스(5.7%), 독일(1.4%)이 증가했지만 이탈리아(-3.2%)와 영국(-7.2%)은 감소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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