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호 선장 "일본 어선이 들이받아…졸음 운항 가능성도"

입력 2018-11-17 13:24   수정 2018-11-17 13:26

문창호 선장 "일본 어선이 들이받아…졸음 운항 가능성도"
문창호 대변항 도착…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은 시일 걸릴 듯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조업 중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1분도 지나지 않아 기관실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한일 중간수역인 독도 북동쪽 333㎞(180해리) 대화퇴 해역에서 일본 어선과 충돌한 48t 연승어선 문창호(통영선적) 선장 김모(52)씨는 17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도착 후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사고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 선장은 "어군에서 복어 조업 중이었는데 일본 어선이 항해하다 문창호 기관실이 있는 좌현 중간지점을 배의 앞부분으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문창호는 시속 0.5노트 속도로 아주 느리게 조업 중이었는데 항해하던 일본 어선이 시속 9노트 정도로 다가와 들이받았다는 것이 김 선장의 설명이다.
이어 "20∼30분 전쯤 (일본 어선)의 위치를 확인했었는데 조업에 집중하다 배가 다가오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며 "한쪽이라도 상대방 어선을 먼저 확인했으면 사고는 없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일본 어선의 졸음 운항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선장은 사고 이후 일본 해상보안청 관계자로부터 사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시야가 좋았는데 이런 사고가 난 것은 일본 어선의 졸음 운항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는데 (관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사고가 나자 곧바로 인근에 있던 민간어선이 문창호로 접근했다.
김 선장은 "선단 선원 중 한 명이 잠수복을 입고 물이 가득 찬 문창호 기관실로 들어가 밸브를 차단해 어창으로 물이 차는 걸 막았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추가 침수를 막은 후 기름과 어종 등을 선단 선으로 옮기는 등 긴급조치하고 인근 선박으로 대피했다.
문창호 선원들과 인근 민간어선들의 대처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사고가 난 대화퇴 해역은 한일중간수역으로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황금어장'으로 통한다.
한·일 어선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 어선까지 몰려들어 조업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선장은 "대화퇴 해역은 한·중·일 어선과 북한 어선까지 몰려들긴 하지만 사고가 난 지점은 평소 일본 어선을 보기 힘든 지점이고 평소 조업할 때 별달리 위험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창호는 동해어업관리단 무궁화 1호에 예인돼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도착했다.
선원 가족들은 무사히 육지를 밟은 선원들의 밝은 표정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창호는 선주 측의 요청으로 통영 수리조선소로 옮겨져 수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1차 진술 조사를 마친 해경은 문창호 입항에 따라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일본 어선에 대한 조사결과 교환 등으로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오전 9시 38분께 독도 북동쪽 333㎞(180해리) 인근 대화퇴 해역에서 문창호와 164t급 일본 세이토쿠마루호가 충돌했다. 다행히 문창호 승선원 13명은 전원 구조됐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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