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터키로 입국 공작" WP 보도 강력 부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은 16일(현지시간) 사우디 왕실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에 관계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사우디대사관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칼리드 빈 살만 대사는 지난해 9월 말 친선 목적으로 카슈끄지를 개인적으로 만난 뒤 그 이후엔 휴대전화 문자로만 연락했다"며 "휴대전화 문자도 작년 10월26일이 마지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사는 카슈끄지와 직접 전화통화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통화 기록과 휴대화 내용을 조회해봐도 좋지만 결국 아무 소득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칼리드 주미 대사는 살만 사우디 국왕의 아들이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친동생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한 인물은 무함마드 왕세자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CIA는 칼리드 대사가 카슈끄지와 했던 통화 등 정보를 토대로 이렇게 결론지었다.
칼리드 대사는 카슈끄지가 지난달 2일 살해당하기 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가서 서류를 수령하라고 말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러면서 카슈끄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까지 하면서 터키로 입국시키는 '공작'을 했다는 것이다.
WP는 이 살해 계획의 최고 명령자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했다.
CIA는 이 보도에 대응하지 않았다. WP는 지난해 9월 사우디에서 도미한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의 통치 방식을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한 신문이다.
칼리드 대사도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감스럽게도 WP는 우리의 반론을 온전히 싣지 않았다. 심각한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는 안 된다"며 대사관 명의의 성명을 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가 WP에 답변한 것처럼 카슈끄지와 마지막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시점은 작년 10월26일이며 어떤 전화통화도 한 적 없다. 이 의혹 제기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어떤 정보라도 공개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사우디 검찰은 15일 "카슈끄지를 살해하라는 명령은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파견된 협상팀장의 판단이었다"며 "무함마드 왕세자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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