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부,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 도주 지원한 의혹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될 위기에 처한 니콜라 그루에브스키 전 마케도니아 총리가 최근 헝가리로 달아나 망명을 신청하면서 양국이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수도 스코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헝가리에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의 조속히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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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에브 총리는 "헝가리는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를 돌려보냄으로써 국제법을 준수하고, 마케도니아와의 우의를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까지 10년간 마케도니아를 통치한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는 민족주의 성향을 공유하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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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에브스키 전 총리의 망명 심사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 헝가리 정부는 "헝가리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망명 심사를 진행하겠다"며 이번 사안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법률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가 헝가리로 도주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헝가리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여권을 압수당한 그루에브스키 총리가 어떻게 헝가리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 정부는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가 헝가리 외교 번호판이 부착된 차를 타고 지난 11일 자국 영토를 통과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알바니아 경찰은 또한 여권을 압수당한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가 국경에서 적발을 피하려고 도보로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 국경을 불법으로 월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는 최근 부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수감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2일 형 집행을 위해 발부된 소환 명령에 응하지 않은 채 종적을 감췄다.
그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목숨을 노린 수없이 많은 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마케도니아를 떠났다. 현재 부다페스트에 있으며 헝가리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청, 선거부정 등 다른 혐의도 받고 있어 추가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으면 형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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