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출발일에 돌아가신 할머니…저를 좋은 길로 인도하신 듯"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강백호(19·kt wiz)는 2018 KBO리그 최우수 신인 선수로 뽑힌 자리에서 할머니를 떠올렸다.
그는 "시상식에서 정말 떨었다. 그런데 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했다.
강백호는 19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평소 부모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자주 했던 강백호는 이날 처음으로 할머니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할머니께서 저를 많이 예뻐하셨다. 그런데 내가 프로 첫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날 돌아가셨다"며 "가족들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걸 내게 알리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에야 아버지와 함께 납골당으로 가서 할머니께 인사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우는 모습을 처음 봤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며 "올해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일 할머니께 기도를 했다. 할머니께서 저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할머니를 가슴에 품고 프로 무대에 나선 강백호는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올렸다. 시즌 중반에 이미 신인왕 레이스는 '강백호 수상'으로 기울어졌다.
강백호는 "kt 구단에서 정말 많이 배려해주셨다. 김진욱 전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내가 성장할 자리를 마련해주셨다"며 "그 덕에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 정말 만족한다"고 했다.
물론 그는 더 성장하려 한다.
김재현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21개)을 넘어선 강백호는 박재홍의 신인 최다 홈런 기록(30개)은 넘어서지 못했다.
강백호는 "당연히 29홈런에 그친 건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아쉬움이 있으면 다음에 더 절실하게 목표를 세울 수 있다"며 "지난해에는 추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훈련했지만, 한 시즌을 경험했으니 이제는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외야 펜스에 맞는 타구가 많았다. 힘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수비면에서도 고쳐야 할 게 많다"고 자신의 약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백호가 더 간절하게 바라는 건,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강백호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포스트시즌 경기 영상을 봤다. 예전에 내게 '프로선수가 뛰는 대회'였던 포스트시즌이 '내가 상대해봤던 선수들의 대결'로 달라지면서 더 재밌었다. 꼭 그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2018 KBO리그 MVP 두산 김재환·신인상 kt 강백호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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