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시장 3대 4억6천만원에 구입…현 시장이 1천600만원에 팔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외무장관이 런던 시장 시절 '군중통제용'으로 구입했던 물대포 차량이 제대로 사용되지조차 못하고 재매각됐다.
존슨 전 시장은 영국에서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이 물대포를 구입했다가 정치권과 여론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노동당 출신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런던시가 보유 중이던 물대포 차량 3대를 1만1천 파운드(한화 약 1천600만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노팅엄셔의 한 고철수집 업체는 물대포 차량을 구입해 분해한 뒤 이를 해외에 내다팔 것으로 전해졌다.
3대의 물대포 차량은 칸 시장 전임자인 보수당 출신 존슨 전 시장 시절 구입한 것이다.
2011년 '런던 폭동' 이후 군중통제나 폭동 진압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존슨 전 시장은 2014년 독일에서 중고 물대포 차량을 수입했다.
물대포 차량 구입 및 개조 등에 런던시는 32만 파운드(약 4억6천만원)를 투입했다.
문제는 당시 영국에서는 물대포 차량 사용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2015년 폭동 상황이 발생해 차량이 필요한 상황이 왔지만 당시 내무장관을 맡고 있던 테리사 메이 현 영국 총리는 이를 불허했다.
이후 존슨 전 시장은 보수당 당대표 경선대회에서 쓰지도 못하는 차량을 거액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인해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칸 시장은 취임 이후 물대포 차량을 판매해 최대한 세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지만 2년가량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헐값에 고철수입업체에 넘겼다.
물대포 차량은 4년여 동안 방치되다가 결국 런던시에 30만 파운드 이상의 손실을 입힌 셈이 됐다.
칸 시장은 "런던 시민들은 너무나 오랜 기간 존슨 전 시장의 실패한 물대포 계약으로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는 존슨에 의한 또 다른 세금 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세금을 회수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마침내 물대포 차량을 처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매각대금은 범죄 등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청소년들을 돕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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