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견제 속 시진핑, 브루나이 국왕과 일대일로 협력 합의

입력 2018-11-20 10:15  

美견제 속 시진핑, 브루나이 국왕과 일대일로 협력 합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남중국해서 협력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협력에 합의하며 자신감을 과시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이 일대일로가 아프리카 등 제3세계를 빚더미에 앉게 한다고 맹렬히 비난하는 가운데 나와 미중간 패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볼키아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 공동구축 등 양자 협력 조인식을 참관하고 남중국해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점을 언급하면서 "정치적으로 신뢰하고 경제적으로 호혜 공영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고위층의 긴밀한 접촉은 양국 관계 발전에 훌륭한 조타수가 된다"면서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중국과 브루나이의 이익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양 국민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볼키아 국왕은 "브루나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중국과 무역, 투자, 농업, 관광, 교육 등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면서 브루나이의 '2035 대망' 전략과 일대일로 구상을 묶어 발전시키길 희망했다.
그는 "중국이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역내 경제 일체화를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와 지역 문제에서 소통과 조율을 통해 아세안과 중국의 협력을 깊이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태평양 섬 국가들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일대일로 협력 카드를 꺼내들었으며, 20일에는 필리핀을 방문해 또다시 대규모 경제협력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이런 행보는 최근 미중간 무역 전쟁에 이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일대일로를 둘러싼 패권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나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의 이번 순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담판을 하기에 앞서 우군 및 세력 확보를 통해 최대한의 몸집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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