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정부, 후티 반군 공격 중단에 평화협상 참여 입장으로 '호응'
"국제사회, 카슈끄지 사태 지렛대로 사우디에 예멘 내전종식 압박"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예멘 정부가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초래한 내전을 끝내기 위한 유엔주도 평화협상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휴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군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는 마틴 그리피스 예멘 파견 유엔 특사의 주도로 스웨덴에서 열릴 평화협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평화협상은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이 2016년 쿠웨이트의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한 이래 마주하는 첫 자리라고 CNN은 전했다.
예멘 외교부는 이날 국영 SABA 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정부는 정치적 해법에 도달하기 위한 대화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고 유엔 예멘 특사에게 알렸다"고 발표했다.
앞서 후티 반군 지도자인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도 성명을 내고 "유엔 특사와 접촉한 뒤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며 이번 결정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 측도 평화협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예멘 정부의 발표는 영국이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예멘 내전의 즉각적인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가운데 나왔다.
여기에는 내전 당사자가 반군 주요 거점인 남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의 즉각적으로 휴전에 들어가고 인도적 지원을 위해 2주 이내에 장벽을 제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주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예멘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 초안을 보여줬다.
이 자리에서 결의안 내용을 확인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CNN 등은 전했다.
그러나 사우디는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왕세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무함마드 왕세자 주도로 결정된 사우디 동맹군의 예멘 내전 참전 문제까지 도마에 올랐다.
CNN은 까슈끄지 사건으로 사우디는 예멘 내전을 끝내라는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서방 각국은 카슈끄지 사태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하는 데에는 주저하면서도 궁지에 몰린 무함마드 왕세자의 위기를 틈타 예멘 내전의 평화적 종식을 위해 사우디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카슈끄지 사건이 예멘 내전에서 '게임 체인저'(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꿔놓는 사건)가 될 수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국제사회가 외교적 위기에 봉착한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발을 빼도록 설득하기 위한 지렛대로 카슈끄지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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