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옛날에 내가 글을 모르니 우리 남편이 전화를 처음 놓을 때 '전화를 놔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면박을 줬다…저승에 가서도 그렇게 노는지 모르겠다."
뒤늦게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이 직접 지은 문학 작품들이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주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19∼24일 1층 로비에서 늦깎이 성인 문해 교육 학습자들의 시화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된 시화작품 38편은 한글을 공부하며 느낀 행복 등 늦깎이 수강생으로서 배움의 기쁨을 담았다.
홍천 꿈그린학교 이용화(83) 학생은 전쟁과 가난 탓에 못 배운 설움이 배움의 용기를 통해 행복으로 변했다는 내용의 '인생 역전'이라는 시를 발표했다.
평창 늘행복한교실 주순자(79) 학생은 한글을 배우고 손자들에게 편지를 써서 세뱃돈과 함께 주는 할머니가 됐다는 '나는 멋쟁이 할머니'라는 시를 썼다.
이 밖에도 영어·수학의 어려움, 가난으로 부잣집에 보낸 쌍둥이 자녀를 향한 가슴앓이, 하늘로 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 많은 사연이 시화에 담겨 있다.
박봉훈 지식정보과장은 "배움의 열정을 되살리는 수강생을 보면 감동하게 된다"며 "평생학습으로 들어서는 우리 사회에 할머니들의 열정이 울림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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