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3시께 동부·중부·서부전선서 약 4분간 동시다발 폭파
폭파 중 파편 50m 이상 치솟아…흔적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돼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이 20일 오후 3시께 시범철수 대상인 10개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를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파괴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측은 지난 18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시범 철수대상 GP 10개소를 20일 오후 3시에 일괄 폭파하겠다고 우리측에 사전 통지했다"며 "북측이 통지한 시간에 우리측이 폭파대상인 북측 GP를 관측한 결과 완전히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측의 GP 폭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4분간 동부와 중부, 서부 전선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남북은 지난 9월 19일 체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통해 각각 11개 GP를 시범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당초 폭파 방식으로 시범철수 대상 GP를 완전히 파괴하기로 했지만, 남측은 DMZ 환경보존과 작업 인원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굴착기를 동원한 철거 방식으로 변경했다.
남측도 굴착기로 철거하기 어려운 일부 GP 시설물은 폭파 방식으로 제거했다. 예컨대 지난 15일 강원도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있는 전방 GP(감시초소)의 경계근무 용도 상부구조물은 폭파 방식으로 철거했다.
북측은 당초 계획대로 폭파 방식 위주로 GP를 파괴했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북측 GP 폭파 사진을 보면 TNT 폭약에 의해 폭파된 북한군 중부전선의 한 GP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다. 고지 정상에 있던 이 GP의 폭파 과정에서 파편이 50m 이상 치솟을 정도로 폭발의 위력이 강했다.
한편, 남북은 시범철수 대상 GP 중 각각 1개를 보존하기로 했다.
원형이 보존되는 남측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 설치된 동부전선의 동해안GP다. 과거 369GP로 불렸던 이곳은 북측 GP와 580m 거리에 있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3년 6월 방문했던 중부전선의 까칠봉GP를 보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까칠봉GP는 남측 GP와 불과 350m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 당국은 상호 완전파괴하기로 합의한 각각 10개 GP를 이달 말까지 완전히 철거하고 상호 검증절차를 마련해 12월 말까지 GP 철수 및 파괴 상태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단은 (시범철수 대상) 10개 GP에 대해 철거된 부분을 확인하고 궁극적으로 (비무장지대에 있는) 남북한 GP 모두를 철수하고 철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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