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주장해온 영국령 지브롤터 문제 "별도 협상 필요" 주장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총리가 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정 초안에 포함된 지브롤터 관련 조항이 변경되지 않으면 합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EFE 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개최한 포럼에서 "주권국가로서 우리는 지브롤터의 미래가 영국과 유럽연합(EU) 간의 협의 주제에 오르는 것을 내버려둘 수 없다"면서 "이 문제는 스페인과 영국이 협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브렉시트 협정 초안이 마련된 뒤 지금까지 EU로부터 지브롤터의 브렉시트 이후에 대한 정확한 논의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협정 초안에 영국령 지브롤터와 관련해 공동 위원회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논의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자국이 영유권을 주장해온 지브롤터 문제에 관한 별도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체스 총리는 브렉시트 협정 초안의 지브롤터를 다룬 조항은 모호하고 명확한 일정표도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이 부분에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합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남단 지중해연안의 지브롤터는 영국이 1700년대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 때 개입해 획득한 영토로,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에 의해 영국의 주권이 공식화됐다.
지브롤터는 영국에는 지중해의 관문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그러나 스페인은 자국 영토였던 지브롤터를 반환하라고 계속 요구해왔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영국 영토인 지브롤터 역시 영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 EU 회원국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스페인 영토 한복판에 자리한 지브롤터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거주자의 96%가 EU 탈퇴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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