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합의서, 軍 손발 묶어"…예비역장성 참여 토론회(종합)

입력 2018-11-21 16:18   수정 2018-11-21 16:31

"남북 군사합의서, 軍 손발 묶어"…예비역장성 참여 토론회(종합)
신원식 전 합참차장 "군사적 안정 더 위태로워, 합의서 보완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정빛나 기자 = 예비역 장성 수백 명이 참여해 조직한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300여 명의 예비역 장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의 사회로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박휘락 국민대 교수, 신원식 전 합참차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기조연설에서 9·19 군사합의서의 '우발 충돌 방지' 문구를 언급하며 "70년 분단사에서 모든 상황은 100% 북한이 도발했던 것이므로 이런 문구를 포함시킨 데 이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비행정찰금지구역 설정과 서해 평화수역 설정 등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우리가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미리 공개한 발제문을 통해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가 전혀 진전이 없음에도 더 중요한 우리의 안보태세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공격용 무기는 줄이고 감시정찰을 확대한다는 군비통제의 초보적 원칙도 위배해 군사적 안정을 더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생존을 담보하고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군사분야 합의서 보완, 한미동맹 약화 방지, 국방개혁2.0 전면 수정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당면한 위협과 미래위협을 무시한 일방·선제적 국방역량 축소가 국방개혁2.0의 최대 문제점"이라며 "공자(攻者)와 방자(防者)의 구분을 무시하고 방자인 한국군의 감시·정찰·조기경보 능력을 제약한 것은 9·19 군사분야합의의 최대 문제점"이라고 밝혔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한국의 안보 상황을 '완벽폭풍'(Perfect Storm)에 비유했다.
박 교수는 안보의 완벽폭풍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들로 제1조건 '북의 재래식 기습공격 능력', 제2조건 '북한의 핵사용 위협 또는 사용', 제3조건 '국민의 대북경계심 약화', 제4조건 '정부의 안보위기 불감과 무능', 제5조건 '군대의 정치화 및 비전문화', 제6조건 '한미동맹의 약화' 등을 제시하면서 현재 제6조건을 제외한 나머지 조건들이 완벽하게 결합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은 토론회 후 대국민 성명서와 대정부 공개 질의사항, 안보를 걱정한 예비역 장성일동 결의사항 등을 발표한다.
예비역 장성들은 "이번 남북한 군사합의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임을 이해하지만, 북한이 군사합의를 악용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날 전직 국방장관 12명을 포함해 총 410여명의 예비역 장성이 토론회 참여 및 개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99세 생일을 맞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토론회에 앞서 진보성향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행사장 앞에서 '9·19 군사합의서는 새 평화시대를 여는 가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다가 행사 참석자들의 거센 항의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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