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이원화·킬러콘텐츠 부재·운영 활성화 등 과제 여전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5일로 개관 3주년을 맞는다.
2015년 11월 25일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올해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복합 문화예술 기관으로서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개관 3년을 맞았음에도 전당장(殿堂長)이 아직 공석인 데다 아시아문화원(ACI)과의 조직 이원화 등 활성화를 위한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개관 당시부터 제기돼왔던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으면서 '아시아 문화발전소' 도약과 국제적 문화 인프라 구축이라는 애초 청사진에 대한 차질을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주요 성과와 과제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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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교류 확대 및 조사연구 활성화
ACC는 개관전부터 시작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권역별 예술 커뮤니티를 전문화하며 아시아 문화교류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10개국(아세안 10개국)과 약 40여명의 아시아 대표 전통음악인으로 구성된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 워크숍과 공연, 각국 정부 대표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아시아전통음악위원회 회의를 2015년부터 매년 개최했다.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과는 2015년부터 매년 공동으로 아시아 이야기 그림책을 공동 제작했다.
아시아 대사관들과 협의를 통해 2019년 제1회 아시아대사관문화제를 개최를 위한 초석도 다졌다.
활발한 문화교류를 바탕으로 ACC는 조형 상징, 의식주 등 5개의 대주제 아래에서 아시아 문화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연구 성과물로 확보된 아시아문화자원은 오프라인 공간인 라이브러리파크 뿐만 아니라 아시아문화아카이브 누리집(http://archive.acc.go.kr)을 통해서도 열람할 수 있다.
◇ 미래형 콘텐츠 창작·제작
ACC는 창작과 제작 중심의 문화예술기관으로서 지난 3년간 294명의 레지던시 작가들이 입주해 140종의 콘텐츠를 창·제작했다.
현재도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네덜란드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창의IT융합연구소,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원 등 국내외 유수의 관계기관과 협업해 로봇, 가상체험 등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콘텐츠를 공동개발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작년보다 100명 이상 확대 운영하는 등 문화콘텐츠 창·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 고객 만족 서비스 제공
그동안 ACC는 공연 513회, 전시 58회, 교육 1천848회, 축제 97회 등 총 2천500 회가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어린이문화원의 경우 '자연과 생활', '지식과 문명', '소리와 음악'이라는 3개 주제의 어린이 체험관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 창작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2018년에만 관람객이 10월 말 기준 102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최대의 어린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기본투어, 계절적 특성을 살린 특별코스를 운영해 2018년에만 1만여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ACC 투어에 참가했다.
외부 조경을 활용한 '봄날 투어', 아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첫 유료 투어인 '라잇나잇 투어'는 방문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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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화된 축제 브랜드 정립
ACC에서는 세계적인 복합 문화예술기관의 위상에 걸맞은 여러 차별화된 문화축제를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서양 문학 위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아시아 문학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탐구하고 있다.
2018년 제2회 문학페스티벌에서는 '아시아에서 평화를 노래하자'는 주제로 국내외 작가 23명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올해 9회를 맞는 월드뮤직페스티벌은 전 세계 민속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아티스트들로 구성해 ACC만의 독특한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연 아시아음악워크숍은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직페스티벌을 지향하고 있다.
◇ 옛 전남도청 복원 가속화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던 옛 전남도청 복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복원 기본계획 용역을 수행하고 있으며, 용역 완료 이후에는 기본·실시설계 단계를 거쳐 복원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문체부·광주시 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복원 전담팀이 출범해 복원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앞으로의 과제…전당장 임명·킬러콘텐츠 개발
개관 3년째 전당장 공석이 계속되면서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체 조직이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으로 이원화돼 합리적인 운영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다.
감독기관인 문화전당과 콘텐츠 창·제작 업무 등을 위탁받은 아시아문화원이 2개 조직으로 나뉘어 있어 효율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문화전당이 아시아문화원의 업무를 감독하는 경직된 구조라는 점에서 의사결정과 효율성 면에서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광주 문화산업을 견인할 킬러콘텐츠를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외 관람객을 폭넓게 끌어들일 수 있는 대표 콘텐츠 부재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중심축인 전당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진식 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킬러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한국적 시나리오와 전통 곡예, 묘기에 기반을 둔 대형 창작공연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며 "창·제작한 킬러콘텐츠를 활용해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2020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계기로 ACC만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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