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키워드는 '소녀'…10대 여성 내세운 영화 잇단 개봉

입력 2018-11-21 13:13  

극장가 키워드는 '소녀'…10대 여성 내세운 영화 잇단 개봉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극장가에 '소녀'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미 올해 '마녀'와 '죄많은 소녀' '오목소녀' 등 10대 소녀를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가 관객을 찾은 데 이어 '소녀의 세계' '안녕, 나의 소녀 시절이여' '안개 속 소녀' '거미줄에 걸린 소녀' 등이 줄줄이 개봉한다.
제목에 소녀가 들어가 있지만, 장르와 색깔은 모두 다르다. 사춘기 소녀들의 풋풋한 감성과 고민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액션, 스릴러,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하다.
21일 개봉한 중국영화 '28세 미성년'(장모 감독)은 독특한 설정의 타임슬립 로맨틱 코미디다. 10년째 청혼을 기다리던 애인에게 차인 28살 량시아는 홈쇼핑으로 산 한정판 초콜릿을 먹은 뒤 이상한 능력을 얻게 된다.



초콜릿 한 알을 먹을 때마다 겉모습은 그대로인데 5시간 동안만 17살 때 정신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17살이 된 량시아는 예전의 그림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지하철에서 만난 청년 얀과 달콤한 데이트를 즐긴다. 국내에도 팬이 많은 대만의 청춘스타 왕다루(王大陸)가 출연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중국 여배우 니니다.
니니는 28살 요조숙녀에서 17살 천방지축 소녀를 오가며 180도 다른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낸다. 니니의 장난기가 가득하면서도 순수한 소녀 연기를 보다 보면 학창시절이 떠올라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22일 개봉하는 '영주'(차성덕)에선 사고로 부모를 죽게 한 가해자들에게 모순된 감정을 느끼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19살 영주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죽게 한 부부에게 복수한다는 심정으로 찾아가지만, 자신을 딸처럼 대해주는 그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만다. 13년 연기 경력을 지닌 19살 배우 김향기가 복잡한 내면을 절제되면서도 깊은 감정 연기로 표현했다.
다음 주에는 '거미줄에 걸린 소녀'(28일), '소녀의 세계'(29일)가 차례로 개봉한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페데 알바레즈)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으로, 악의 심판자라 불리는 해커 소녀 리스베트가 국제 해커 범죄 조직에 맞서 상상을 초월한 디지털 전쟁을 펼친다는 내용. 수준급 복싱과 격투기 실력, 바이크 실력을 겸비한 주인공 리스베트의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퍼스트맨'에서 열연한 클레어 포이가 리스베트 역을 맡아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인다.

'소녀의 세계'(안정민)는 고교 연극반을 무대로 17살 사춘기 소녀들의 미묘한 감정과 성장기를 그린 작품. 아이돌그룹 '헬로 비너스' 출신 연기자 권나라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다음 달 6일에는 '안개 속 소녀'(도나토 카리시)가 간판을 내건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새벽, 안개 속으로 실종된 한 소녀 뒤를 쫓는 형사와 증거도 없이 용의자가 된 교수 사이의 거대한 두뇌 게임을 그린 스릴러다.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김한석·12월 12일 개봉)는 인도 라다크에 사는 16살 소녀 왕모가 비구니가 된 뒤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히말라야산맥을 넘는 고단한 순례길을 따라간다.
'차마고도'를 만든 KBS 제작진이 3년에 걸쳐 완성한 다큐멘터리로, 2018 뉴욕페스티벌 TV & 필름상 다큐 부문 금상을 받는 등 각종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빼어난 영상미는 물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당차게 자신의 길을 가는 소녀 왕모의 모습은 많은 감동을 준다.



10대 여성을 앞세운 작품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최근 여성이 화두인 영화계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남성 위주의 범죄영화 쏠림 현상에서 탈피해 소재의 지평을 넓히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영화계 관계자는 "주로 다양성 영화들 위주이기는 하지만, 여성 중심 영화로 소재가 확장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10대 소녀들의 순수함을 부각해 극적 감동을 주거나,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하려는 의도 혹은 그동안 홀대받던 여성적 소재를 전면적으로 다루려는 의도 등 다양한 기획 의도에서 그런 영화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화계 일각에선 "제목에 굳이 '소녀'라는 단어를 넣는 것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고가 투영돼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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