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루트' 개척 중 사고당한 민준영·박종성 대원 넋 기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9년 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천441m)를 등정하다가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故)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당시 42세) 대원을 추모하는 조형물이 청주에 설치됐다.
직지원정대와 충북산악구조대는 21일 청주 고인쇄박물관 내 직지교 옆에서 두 대원의 추모 조형물 제막식을 했다.
제막식에는 동료 대원과 유가족 등 20여 명이 함께 했다.
추모 조형물은 높이 1.2m, 길이 1.8m 크기의 자연석으로 직지봉과 히운출리 북벽을 본떠 제작됐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결성한 등반대이다.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히운출리 북벽의 신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그달 25일 오전 5시 30분 해발 5천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으로 교신하고 난 뒤 실종됐다.
이들은 실종 1년여 전인 2008년 6월 히말라야 6천235m급 무명봉에 올라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7월 27일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으로 승인했다.
당시 원정대장을 맡았던 박연수(54)씨는 "'히말라야의 별'이 된 두 대원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추모 조형물을 만들게 됐다"며 "내년 1월 1일 안나푸르나를 찾아 두 대원에게 이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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