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번 노선에 1대 도입…내년 7대로 확대
차량가격 8억원대로 비싸 본격도입 어려워…수소충전 인프라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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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일주일 전 서울 시내버스로 처음 도입된 전기차보다 더 부드럽고 조용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출발해 10여분간 운행한 수소버스는 시동을 걸자마자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전기차 시내버스에 이어 수소차 시내버스가 21일 서울 시내를 처음으로 달렸다.
서초구 염곡동과 양재역, 이태원, 남산, 시청을 오가는 405번 간선버스다.
국내에서 수소 시내버스가 운행되는 것은 울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수소차는 수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며 나오는 전기 에너지로 움직인다. '연료가 수소인 전기차'인 셈이다. 미세먼지가 포함된 산소를 빨아들여 수소와 결합하면 오염물질이 99.9% 제거된 깨끗한 물만 배출돼 가장 친환경적인 자동차로 불린다.
이번에 서울 시내버스로 투입된 수소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것으로, 평창동계올림픽 때 셔틀버스로 경기장 일대를 누비던 차다.
버스 지붕 위에 수소 탱크와 배터리, 냉각시스템이 놓여 있어 윗부분이 일반 버스보다 불룩한 형태다. 수소버스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파란색 버스 외부를 물방울과 물결무늬로 디자인했다.
수소를 한 번 충전하는 데 15분이 걸리며, 완충했을 때 약 317km를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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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번 수소버스는 양재동의 현대차 수소 충전소에서 충전 후 염곡동 차고지부터 서울시청까지 하루 4∼5회 운행한다.
우선 내년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행된다. 차량을 현대차가 무상으로 빌려준 뒤 시범운행이 끝난 뒤 회수한다. 내년에는 서울에서 7대, 전국에서 30대의 수소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남찬진 현대차 상용개발센터장은 "버스는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연비를 고려하면 친환경 효과가 일반 차량의 30배 정도 된다"며 "현재 수소 24kg을 채우면 317km가량 주행할 수 있는데, 내년에는 수소 탱크 용량을 33kg으로 키워 주행거리를 400km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승 행사에 참여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승차감이 무척 좋다"며 "지금 우리 자동차 산업이 위기인데, 수소차는 오염된 미세먼지를 흡수해 정화하는 기능을 하니 도심 미세먼지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자동차 산업도 살리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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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버스 확산의 관건은 아직은 비싼 차량 가격과 부족한 수소 충전 인프라다.
수소버스 가격은 현재 8억5천만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연간 10만대 정도 생산돼야 가격을 일반버스 정도로 낮출 수 있는데, 현대차의 내년 수소버스 생산량은 1천대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현재 서울에 2곳이 있다. 405번 버스는 현대차 양재동 충전소가 문을 닫는 주말에는 운행을 멈춘다.
박 시장은 "수소버스 보급을 위해선 대량생산이 관건"이라며 "지방정부가 1년에 수소버스를 한 대씩 사주면 250대가 된다"며 "초기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도우면 보급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도 "수소차 1대가 덤프트럭 10대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9년이면 대한민국의 10만대 버스를 모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현대차와 함께 2021년까지 공영차고지 등에 수소충전소 4곳을 더 만들 계획이다. 이곳은 버스뿐 아니라 수소 승용차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수소차 3천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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