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유가 인하를 요구하며 시작된 이른바 '노란 조끼 운동'이 이웃 나라인 벨기에까지 번졌다.
21일 벨기에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란 조끼 시위대는 유류저장소를 봉쇄하는가 하면 일부 주요 도로를 한때 점거하고 차량 통행을 차단하는 등 게릴라식으로 시위를 벌이며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벨기에 방송인 RTBF에 따르면 최근 4일간 벨기에 남부 도시 플뤼 인근에 있는 정유회사 '토탈' 소유의 유류저장소에서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몰려들어 출입문을 봉쇄하고 기름을 실어가기 위해 저장소로 진입하려는 유조차를 막아섰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이어 20일 저녁 9시께에는 시위대가 수도 브뤼셀과, 프랑스와의 국경에 인접한 도시인 몽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E19 도로 일부 구간을 양방향 모두 차단했다.
이로 인해 E19 도로 10km 구간에서 차량운행이 완전히 금지돼 운전자들은 우회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E19 도로 일부 구간은 20일 오전에도 일부 시위대가 한때 점거해 차량 통행이 금지되기도 했다.
특히 시위대는 여러 채의 나무를 쓰러뜨려 도로를 막고, 화물차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 지역을 관장하는 에노 프로방스의 토미 레클레르크 도지사는 사태가 악화하는 것에 대비해 경찰과 소방관, 구급대원들을 비상 근무토록 하는 등 연방정부의 조언에 따라 위기대응절차를 준비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도 간헐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RTBF 방송은 시위대는 21일 오전에 도로 점거를 해제해 이 지역에서 차량운행은 정상적으로 다시 이뤄지고 있다.
벨기에 제3의 도시 리에주 인근에서도 노란 조끼 시위대가 지난 20일 간선도로인 A5 일부 구간을 한때 점거해 차량이 통제되기도 했다.
벨기에의 노란 조끼 운동은 프랑스어권인 왈로니아 지방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또 이들은 시위지도부 없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게릴라식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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