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산불도 우리때문인가"…트럼프의 '무차별 이란 탓' 조롱

입력 2018-11-21 21:24  

이란 "美산불도 우리때문인가"…트럼프의 '무차별 이란 탓' 조롱
자리프 외무, 트위터 통해 트럼프 비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차별적으로 이란에 모든 문제의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이하게도 사우디의 잔혹한 행동에 대한 부끄러운 서명의 첫 줄을 이란이 그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악행을 저지른다고 비난하는 데 바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주장대로라면) 우리가 그 숲을 갈퀴질 하는 데 돕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미 캘리포니아 산불까지도 우리 책임일지도 모른다"고 조롱했다.
자리프 장관이 언급한 '갈퀴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캘리포니아 산불 현장을 방문해 "핀란드 대통령이 자기 나라에선 산불을 막으려고 숲을 갈퀴질 해 청소한다고 한다"고 말한 것을 비꼰 대목이다.
핀란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핀란드의 산불 방지 시스템은 소개했으나 갈퀴질은 말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자리프 장관의 이날 트윗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낸 성명과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낸 성명 첫 단락을 대뜸 이란에 대한 비난으로 시작했다.
이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라는 나라는 예멘에서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대리전에 책임이 있다.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불안케 하고 테러조직 헤즈볼라, 시리아 독재자 알아사드를 돕는다. 중동을 누비며 미국인과 다른 무고한 사람을 많이 죽이기도 했다. 이란은 세계 최악의 테러지원국"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작 카슈끄지를 살해한 사우디에 대해서는 "이란이 예멘에서 철군한다면 사우디도 기꺼이 철수할 것이다. 사우디는 즉시 절실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것이다. 더불어 사우디는 극단적 이슬람주의 테러리즘에 맞서 수십억 달러를 쓰겠다고 동의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사우디가 미국 회사와 4천5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계약을 맺었다는 점과 유가 안정을 부각하고, "미국은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가 명백히 책임져야 하는 데도 이 사안과 전혀 관련 없는 이란을 끌어들이면서 사우디를 오히려 두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기괴하다'고 조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사우디 언론은 그가 카슈끄지 사건에도 양국 관계가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반색했다.
사우디 일간 오카즈는 1면에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사진과 함께 '전 세계에 사우디 퍼스트(사우디 우선)라고 선언했다'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내보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