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술주 폭락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애플 주가가 반등에 실패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2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95포인트(0.00%) 하락한 24,464.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04포인트(0.30%) 상승한 2,649.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43포인트(0.92%) 상승한 6,972.25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추수감사절 휴장을 앞두고 장 마감 무렵 상승 폭을 급하게 줄였고, 다우지수는 하락 반전했다.
시장은 주요 기술주 주가 움직임과 미국 경제지표, 중국과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 및 이탈리아 예산안 문제 등을 주시했다.
주초 가팔랐던 주요 기술주의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 페이스북 등에서 다소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고, 최근 가파른 하락에 따른 저점 인식도 작용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날 의향이 없으며 논란이 됐던 셰릴 샌더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계속해서 같이 일할 것이라고 말해 지배구조 변화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1.8% 올랐다.
아마존과 구글(알파벳) 등의 주가도 1% 남짓 상승했다.
하지만 대장주인 애플 주가는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애플 주가는 장초반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장중 꾸준히 반락한 끝에 장 막판에는 하락 반전해 0.1% 내렸다.
애플 주가가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다우 등 주요 지수도 장마감 가파르게 되밀렸다.
다음 주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협상 관련 소식도 엇갈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일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혁신에 관련된 중국의 정책·관행에 대한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무역관행을 지적했다.
반면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양국 정상회담 및 만찬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배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은 대표적인 무역 강경파로 거론되는 만큼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전일 6% 넘게 폭락했던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2.3% 반등한 점도 증시 불안을 다소 잠재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에도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유가 하락은 미국은 물론 세계 전체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을 도와 감사하다고도 했다.
이탈리아 예산안 관련 불확실성도 지속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이탈리아 예산안을 거부하고 '초과 재정적자 시정절차(EDP·Excessive Deficit Procedure)'를 권고했다.
EDP는 회원국에 EU의 재정적자 규정에 따라 예산안을 수정하도록 권고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절차다.
다만 이미 예상된 결과였던 만큼 시장반응은 차분했다.
오히려 EU 발표전 이탈리아 정부가 예산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지수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탈리아 정부가 예산안을 고수할 것이란 입장을 재차 밝혔지만,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1.4% 올라 마감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유가 반등에 힘입어 에너지가 1.58% 올라 가장 선전했다. 기술주도 0.62% 올랐고, 커뮤니케이션은 1% 상승했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0.8%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6% 감소보다 큰 폭 부진했다.
10월까지 누적 내구재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어났다.
지난 9월 내구재수주는 당초 0.7% 증가가 0.1% 감소로 큰 폭 하향 조정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3천 명 늘어난 22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 21만4천 명보다 많았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7.5로, 전월 확정치인 98.6보다 하락했다. 예비치인 98.3과 WSJ의 전망 집계치인 98.2보다 낮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0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보다 1.4% 증가한 522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0.8% 증가한 519만 채였다.
10월 기존주택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5.1% 줄었다. 2014년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8개월째 하락했다.
반면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1% 올랐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변화 없음을 상회했다. 선행지수는 9월에는 0.6%, 8월에는 0.5%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애플 등 주요 기술주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T3라이브닷컴의 스콧 래들러 파트너는 "애플 주가 움직임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반등 시도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며 "투자자들은 휴장 이후 금요일에 애플 주가의 지난 화요일 저점 175.50달러를 주목할 것이며, 이 수준이 지켜지지 않으면 시장 전체에 역풍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UBS글로벌 웰쓰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 전략가는 "최근 증시 부진에서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면서 "하지만 기술주 내에서도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약세는 소비자 관련 IT 섹터에서 촉발됐다"면서 "글로벌 기술주의 다수를 차지하는 기업 IT 섹터는 전망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2.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47% 하락한 20.8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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