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팔아 돈 내라"며 5년간 친구 돈 뜯어낸 '일진' 출신 20대

입력 2018-11-22 12:00   수정 2018-11-22 14:21

"콩팥 팔아 돈 내라"며 5년간 친구 돈 뜯어낸 '일진' 출신 20대
협박당한 피해자, 번 돈의 80~90% 꼬박꼬박 상납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군대 후임인 동네 친구를 협박해 수천만 원의 돈을 뜯어낸 이른바 '일진' 출신 2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김명수 부장검사)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A(28·남) 씨를 협박해 총 8천333만 원을 갈취한 혐의(공갈)로 최 모(28·남)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씨가 군에서 선임병을 폭행해 A씨의 부대로 전입하면서 처음 알게 됐다. A씨는 학창 시절 최씨가 같은 동네 일진이었던 점을 기억해 두려워했고, 최씨는 이를 이용해 A씨를 괴롭혔다.
2012년 군에서 제대한 뒤에도 최씨는 A씨의 집에 얹혀살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문신 기계가 A씨 책임으로 없어졌으며 내기 당구에서 자신이 A씨를 이겼다는 등 이유로 2천만 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최씨에게 2천만 원을 건넸으나 최씨는 '너 때문에 내가 쓴 돈이 5천만 원이니 갚아라', '네 콩팥(신장)을 하나 팔아서 돈을 내라'고 계속 협박했다.
A씨는 실제 신장매매를 시도했으나 장기밀매 브로커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실패했고, 번 돈의 80∼90%를 최씨에게 꼬박꼬박 바쳤다.
견디다 못한 A씨가 고향으로 내려가자 최씨는 A씨를 찾아내 폭행하면서 '너를 찾느라 들어간 돈 3천만 원을 갚아라', '안 갚으면 네 부모님을 찾아가겠다', '네 여자친구도 찾아가겠다'며 협박해 또 돈을 받아냈다.
최씨의 범행은 그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A씨가 최씨를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검찰은 두 사람의 계좌 거래 내용 등을 확인한 끝에 최씨가 이유 없이 돈을 받아낸 정황을 확인했다.
최씨는 고소를 당한 뒤로도 A씨에게 "고소를 취하하면 네가 내게 진 빚을 줄여 주겠다"고 말하는 등 협박을 계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심리적·정서적으로 불안정한 것을 고려해 피해자 지원 센터에서 법률·의료 지원을 받도록 조치했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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