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길쭉한 장타원 모양…해자·주거지·소성유구 등 출토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진주 뿌리산업단지 조성부지에서 통일신라 후기부터 고려시대 초기(9∼10세기)에 축조된 토성이 발굴됐다.
재단법인 경상문화재연구원과 진주시는 정촌면 예하리 316-2 일원 뿌리산단 터 3천665㎡ 녹지지역에서 동서로 길쭉한 장타원 모양의 토성을 발굴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남아있는 토성 최대 폭은 6m, 최대 높이는 2∼3m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체 토성 길이는 115m가량이다.
구릉 형태인 토성 안에서 가장 높은 곳은 해발 54.5m, 성 전체 둘레 길이는 450m로 추정됐다.
토성은 바닥에 석열을 배치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판자를 세운 후 그사이에 일정한 두께로 흙을 층층이 쌓은 형태다.
이곳에서는 토성벽 1기, 침입을 막으려고 성 주위를 둘러 판 못인 해자(垓字) 1기, 물을 모으는 우물인 집수정 1기, 불을 사용한 흔적이 있는 시설물인 소성유구(燒成遺構) 6기, 수혈(구덩이) 2기, 삼국시대 주거지 4채가 나왔다.
발굴된 토성은 고려 때 축조된 진주성 토성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돼 지역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우 경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부장은 "발굴된 토성 축조기법이나 출토 유물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 검토 결과 현재 진주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으로 추정된다"며 "자칫 도로로 편입될 뻔했던 일부 토성을 보존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토성은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 회의를 거쳐 지난 16일 문화재청으로부터 현지 보존 통보를 받았다.
시 관계자는 "토성이 발굴된 지역이 녹지로 지정돼 있으며 이곳에 관광지 개발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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