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하자고 만났는데…갈등 골만 키운 보은군·군의회

입력 2018-11-22 16:22   수정 2018-11-22 17:05

화해하자고 만났는데…갈등 골만 키운 보은군·군의회
"독선이다" vs "인신공격 삼가라" 의장·군수 1시간 넘게 설전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행정조직 개편안 처리를 두고 갈등을 벌인 충북 보은군과 보은군의회가 22일 군정 질문·답변 과정에서 또다시 충돌했다. 갈등을 봉합하겠다며 의장이 직접 질문자로 나서 군수를 상대했지만, 화해는 고사하고 간극만 벌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군의회는 조직개편 관련 조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군이 승진 내정자를 서둘러 발표한 것을 문제 삼아 지난달 군에서 상정한 행정기구 설치조례 개정안을 부결했다.
당시 김응선 의장은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면서 "군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을 때까지 의사일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의정이 전면 중단됐지만, 군수는 사과를 거부했다.
양 측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김 의장은 이날 군정 질문을 신청해 정상혁 군수를 답변석으로 불러 세웠다.
형식적이나마 군수 사과를 받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어색한 분위기 속에 이뤄진 둘의 만남은 시작과 동시에 날 선 공방으로 치달았다.
김 의장은 "최근 열린 행사에서 자신을 포함한 군의원들이 연속적으로 배제됐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정 군수는 "우연일 뿐, 일부러 그런 적은 없다"고 받아쳤다.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도 "절차상 하자를 인정하고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김 의장 주장에 대해 정 군수는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근거해 적법한 행정을 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논쟁이 격해지면서 "독선이 지나치다" "인신공격 그만두라"는 등의 고성도 오갔다. "다른 데 물어보면 될 텐데 왜 자꾸 고집을 부리나"는 말까지 나왔다.
정 군수는 충북도의원을 거쳐 3번 연속 군수에 당선됐다. 칠순을 넘긴 고령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체력을 과시하는 반면, 고집이 세 '불통'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3선 고지에 오른 뒤에는 주장이 더욱 강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답변 도중 "나는 모든 마음을 깨끗이 비웠고, 욕심도 내려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임기 동안 오로지 지역발전과 주민 삶 개선에 힘쓰겠으니, 의회에서도 협조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길 때까지 이어진 둘의 설전은 의사진행을 맡은 박진기 부의장의 중재로 1시간여 만에 멋쩍게 마무리됐다.
김 의장은 맺음말로 '소통'을 당부했고, 김 군수는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30여 명의 주민이 나와 두 사람의 설전을 지켜봤다.
한 방청객은 "군정을 운영하는 두 축인 집행부와 의회가 소모적인 기 싸움을 벌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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