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의 불공정 통상 관행을 고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을 가하자 중국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WTO는 다자기구로 미국 혼자서 만든 게 아니다"면서 "WTO의 원칙은 평등이고 미국이 혼자서 말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미국의 어떤 인사가 WTO에서 중국을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황당무계하다"면서 "이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제멋대로 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그동안 유네스코, 유엔 인권이사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했다"면서 "국제사회는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 깃발 아래 하는 행동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미국이 WTO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중국을 WTO에서 제외해야 한다고까지 말하는 것은 얼마나 황당한가"라면서 "WTO 회원국의 갈등은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하며 걸핏하면 남을 제외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앞서 지난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공동 성명 초안을 마련했으나, WTO 개혁에 관한 미·중 간 이견으로 성명 채택에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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