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재 움직임에 대구시·국방부 이전협상 활기
이전지 부지조성비 부담·민간공항 존치 여론 걸림돌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지지부진하던 대구공항 통합이전사업이 최근 정부의 입장 변화로 다시 탄력을 받는 분위기여서 공항 인근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
당초 올해 말까지 대구공항 통합이전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달 초까지도 대구시와 국방부 간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최근 국무총리실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당사자 간 접촉도 활발해지는 등 이전협상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공항 소음 피해로 고통을 받는 주민들은 반전된 분위기로 인해 조속한 공항 이전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K-2 전투기소음피해보상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소음 피해 주민들에게 직접 보상하는 특별법 제정에 힘을 쓰고 있지만, 주민들은 일단 공항이라도 하루빨리 외곽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소음 피해 주민 A(66)씨는 "수십 년 동안 전투기 소음에 시달려 왔는데 협상이 다시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니 반가운 일"이라며 "최대한 빨리 공항을 옮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투기소음피해 대책위에 속한 주민은 대략 1만명으로 K2 기지 인근 동구와 북구 일부 지역에 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뒤늦게 대구공항 이전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선다고 해도 걸림돌이 적지 않다.
공항 이전 후보지인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 지역은 산이 많아 당초 예상한 부지조성비보다 더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여 최종 후보지 선정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또 대구시민 상당수는 군 공항만 옮기고 민간공항은 놔두자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와 통합이전 반대 여론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도 전투기가 아닌 여객기 소음은 그런대로 참을 만하다며 민간공항 존치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10년 넘게 소음 관련 소송이 이어져 주민들도 많이 지친 것 같다"며 "소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방향으로 조속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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