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국제석유투자회사(IPIC)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의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IPIC는 이날 골드만삭스가 이번 부패 스캔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IPIC와 그 자회사인 아바르 투자의 전직 경영진 매수를 다른 이들과 공모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측은 이에 대해 "우리는 이번 주장의 세부 내용을 평가하는 과정에 있으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려 천문학적 빚더미에 오른 1MDB의 투자 파트너였던 IPIC는 1MDB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지급 보증을 했다가 거액의 손해를 떠안았다면서 2016년 런던 국제중재재판소에 1MDB를 제소한 바 있다.
1MDB는 2009년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고 설립한 회사이지만, 실제로는 그가 공적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통로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 설립과 채권 발행 등에서 자문을 제공했으며, 1MDB의 채권을 인수해 6억 달러의 수수료를 챙겼다.
나집 전 총리는 측근들과 함께 1MDB를 통해 45억 달러(약 5조원)가 넘는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말레이시아 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1MDB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골드만삭스의 전 임직원 2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말레이시아가 자금 유용으로 입은 손실에 대한 '보전'으로 골드만삭스에 수수료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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