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 정책에 제동 건 법원 비판하고 사우디는 옹호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최대명절인 추수감사절에도 이민 문제 관련 판결,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살해 등 정치 관련 현안들에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전 리조트 내 회의실에서 아프가니스탄, 태평양의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USS Ronald Reagan) 등 각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장병들과 27분간 화상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 있는 육군 101 공중강습사단 장병에게 "여러분은 진정한 전사들"이라며 "여러분의 용기는 진정으로 우리 모두를 고무시킨다"고 격려했다. 이어 미 해군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의 장병들에게 항모의 모토인 '힘을 통한 평화'를 언급하면서 "레이건 항모는 미국의 힘과 선의를 보여주는 영구적인 상징"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멜라니아 여사가 육·해·공군, 해병대 장병과 연안경비대 대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시하고 싶다면서 이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화상 대화에서 멕시코 접경의 군 활동과 관련해 "우리는 이제 매우 강력한 국경을 갖고 있다"고 한 뒤 "깨진 벽을 가져다가 철조망을 쳤다. 이건 궁극적인 것"이라며 "아무도 이 벽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군의 기여를 강조했다.
그는 '남쪽 국경을 통한 대량 이민 해결을 위한 대통령 포고문'에 대해 제9 연방항소법원이 일시적으로 효력 금지 명령을 내린 것에는 "끔찍한 일", "수치"라고 비난했으며 이 법원을 향해 "우리에게 큰 가시(골칫거리·thorn)가 됐다"고 비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인들과의 추수감사절 아침 통화를 예민한 정치 이슈들에 관여하는 데 이용했다며 이는 대통령의 전형적인 명절 인사에서 극명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통화 후 취재진에 멕시코 국경 장벽과 의회 예산, 사우디 문제 등 다양한 정치적 사안에 관해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의회가 내달 예산안 처리 때 멕시코 장벽 예산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서명을 거부해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가 올 가능성에 대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두둔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가 하건 하지 않았건 그는 이를 격렬하게 부인한다"고 거듭 옹호했다. 사우디에 대해 "오랜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사우디가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통화 행사에 이어 플로리다 레이크워스 인렛에 있는 연안경비대도 방문해 대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허리케인 대처에서 대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후 연안경비대가 수천명의 인명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당신이 브랜드를 운영했다면 가장 대단한 브랜드 상승의 하나라고 말할 것"이라며 "누구도 연안경비대보다 더 높이 올라가지 못했다"고 칭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도 전날 '독립적인 사법부'를 강조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과 이민 포고문 효력을 금지한 법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당일에도 정치 현안을 주제로 하루 종일 많은 발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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