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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 효광중 3학년 김유진 군은 2급 지체 장애를 안고 있다.
혼자 식판을 든 모습조차 불안해 보이는 김군은 최근 부쩍 말수가 늘고 표정도 밝아졌다.
장편 소설 '느와르'를 완성하고서부터다.
학교에서는 이미 '스타 작가'로 통하는 김군 덕분에 글을 써야겠다는 학생도 많아졌다.
김군은 지난 21일 광주시교육청이 개최한 학생 저자 출판 축제에서도 제법 주목을 받았다.
428쪽 분량의 느와르는 "악은 선을 알지만, 선은 악을 모른다"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로 시작해 천사와 악마, 왕과 제국, 기사단의 비밀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풀어냈다.
김군은 "책 쓰기 동아리 가입 권유를 받았을 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책 쓰는 과정에서 힘도 들었지만, 책을 완성한 뒤로는 희망을 찾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김군은 마치 자신에게 암시하듯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위협이 다가오고 있었다"는 마지막 문장으로 소설을 마무리했다.
효광중 책 쓰기 동아리 '문득(文得)'에서는 학생 13명이 책 출간을 목표로 집필 활동을 해왔다.
올해 학생 출판 축제(공동 출판기념회)에 김군의 책을 포함해 신간 6권을 내놓았다.
진영 효광중 교장은 "몸이 불편하고 여러 어려움이 있는데도 꾸준한 노력과 고민의 산물로 책을 출간해 흐뭇하고 대견하다"며 "책 쓰기를 통해 학생들이 느끼는 성취감과 자부심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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